3분기 당기순익 4조7874억 전망
KB, 전년보다 11.92% 늘어 1위
우리, 부당대출논란에 실적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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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가 올 3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었지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하며 이자이익이 급증한 것이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자 장사'를 부추긴 정부 덕에 은행 배만 불리는 격이 지속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4조7874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4423억원) 대비 7.8% 증가했다.
금융사 중 오는 24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1.92% 증가한 1조5020억원으로 4대금융 중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KB금융은 3분기에도 '리딩금융'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실적 발표일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사주 매입·소각 기준이 될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 상향과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율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3분기 시장의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를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라며 "예상 외로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 편입되지 못했기에 향후 자본정책은 기존보다 더 분명하고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2.12% 늘어난 1조3665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은 2분기까지만 해도 KB금융과 비슷한 실적을 내며 리딩금융 승부를 다투고 있었지만,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1300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해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 회계상 손실반영이 3분기에 이뤄지지 않을 수 있지만 4분기에는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번 신한투자증권 금융사고로 실적은 물론 내부통제 강화 경영에 악재가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6.46% 증가한 1조25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경쟁사 대비 약점이었던 자본비율이 3분기에는 뚜렷하게 개선돼 1조클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인 대출성장 전략에 따른 3분기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최소화와 원·달러 환율 하락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우리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70% 내린 89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제외한 계열사 전반이 부진한데다 증권·보험사 등 비은행 강화 과정에 투입된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역성장을 거뒀을 것으로 관측된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우리금융 비은행 강화의 또다른 축인 동양·ABL생명 인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3분기에도 강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금융주들의 3분기 양호한 실적과 정부의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정책에 따른 주주 환원의 기대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부터 가계대출을 억누르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은행들이 가산금리 인상, 우대금리 축소 등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했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조달비용은 줄어든 반면 은행들의 이자이익 핵심이 되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잔액이 7~8월 두달간 34조원가량 늘어나며 큰 폭의 이자수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관련 대출이 급증한 데다 기업대출이 꾸준하게 성장한 것도 3분기 호실적을 이어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대출금리가 높게 유지된 것도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한몫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발표될 밸류업 공시에서 큰 폭의 주주환원율 확대 등 강력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공시 이후 밸류업 기대감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KB금융과 하나금융의 밸류업 공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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