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2주 앞두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에 관련 테마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한 쪽으로 확연하게 기울지 않은 만큼, 대선 전까지 변동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21일 외환시장에서 금 현물가격은 장중 온스당 2732.86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 초 진정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지난 15일부터 다시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2063달러선이었던 금값은 이날까지 32% 이상 뛰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요인으로 트럼프 후보를 꼽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향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 시장에서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대선 자체가 주는 금융자산 변동성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있다. 투자자들이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금으로 위험을 헤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동지역 정세 불안까지 더해지며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자택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격과 관련해 이란 공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가 건재하다는 경제 지표들이 발표되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자국우선주의' 정책으로 달러 가치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대 20%의 '보편적 관세'를 공약한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강달러 현상도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주의가 실현되면 교역 상대국의 통화가치는 낮아지고 물가 상승으로 인해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달러지수도 우상향하고 있다. 달러지수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달 말 100.78이었던 달러지수는 이날 103.64까지 치솟았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짙어진 것과 대비되는 공격적인 '트럼프 테마 투자'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 자산으로는 비트코인이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말하며 디지털자산 업계에 친화적인 공약을 내놨다.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60.5%까지 높아지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21억달러가 넘는 돈이 유입되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고, 이날도 가격이 꾸준히 오르며 6만9000달러를 넘어섰다. 이밖에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미디어 주가도 최근 5일간 18% 가까이 상승하는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세가 완전히 기울지 않은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선거 후 금융시장 상황이 예측과 달랐다고 경고했고, 일부 큰 손들이 트럼프 테마주 주가 상승을 위해 베팅시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큰 돈을 걸었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고 전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하다고 하지만, 결과가 확실해지기 전까지 시장 변동성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변동성에 따라 시장 상황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