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뿐 아니라 경제계에서도 정년 연장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노동인구 급감으로 10년 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마이너스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60세 이상 숙련 인력의 재고용을 유인할 만한 법·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현재 정년연장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연내 '계속고용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중근 제19대 대한노인회장(부영그룹 회장)은 21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노인 기준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5세로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노인 인구 급증에 따른 생산력 저하와 관리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도 최근 소속 공무직 근로자의 정년을 단계적으로 연장(1964년생은 63세, 1965년생부터 1968년생은 64세, 1969년생부터는 65세)하기로 했다. 기업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채용 플랫폼 사람인이 461개 기업을 대상으로 '정년 연장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79.8%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금의 저출산과 생산인구 저하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대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0%대(2031~2040년, 0.9%)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국은행도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 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에서 "계속 고용 및 정년 연장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시니어 인력의 경제활동 확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종훈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산업기술혁신연구원장은 "베이비붐 세대로 대표되는 시니어 노동인력의 은퇴는 경력·노하우의 단절이라는 측면에서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이들 인력에 대한 계속 고용 등 고용 연장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식에 있어서는 노사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노동계는 연공급(호봉제)에 기반한 계속 고용을 주장하는 반면, 경제계는 별도의 임금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계 원로 교수는 "임금이라는 것은 생산성의 반영이기 때문에 생산성이 좋으면 계속 올라갈 수 있지만 보통은 나이가 들게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년을 연장하더라도 임금은 별개로 간주되어야 한다. 정년 연장을 하게 되면 기존 임금 체계를 싹 없애고 5년 동안은 별도의 임금체계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고도성장기의 임금체계인 호봉제가 경제성장이 더딘 지금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결국은 임금체계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 과정에서 청년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어서는 안된다고도 조언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행안부의 연장안에 대해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세대간 갈등으로 번질까 우려된다"며 "두 세대 간 일자리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유병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청년들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는 양보해야 한다"며 "정년 연장이 언젠가는 필요한 것은 맞지만 기성세대가 청년들 일자리 문제보다 먼저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현재 정년연장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연내 '계속고용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중근 제19대 대한노인회장(부영그룹 회장)은 21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노인 기준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5세로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노인 인구 급증에 따른 생산력 저하와 관리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도 최근 소속 공무직 근로자의 정년을 단계적으로 연장(1964년생은 63세, 1965년생부터 1968년생은 64세, 1969년생부터는 65세)하기로 했다. 기업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채용 플랫폼 사람인이 461개 기업을 대상으로 '정년 연장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79.8%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금의 저출산과 생산인구 저하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대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0%대(2031~2040년, 0.9%)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국은행도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 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에서 "계속 고용 및 정년 연장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시니어 인력의 경제활동 확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종훈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산업기술혁신연구원장은 "베이비붐 세대로 대표되는 시니어 노동인력의 은퇴는 경력·노하우의 단절이라는 측면에서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이들 인력에 대한 계속 고용 등 고용 연장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식에 있어서는 노사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노동계는 연공급(호봉제)에 기반한 계속 고용을 주장하는 반면, 경제계는 별도의 임금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계 원로 교수는 "임금이라는 것은 생산성의 반영이기 때문에 생산성이 좋으면 계속 올라갈 수 있지만 보통은 나이가 들게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년을 연장하더라도 임금은 별개로 간주되어야 한다. 정년 연장을 하게 되면 기존 임금 체계를 싹 없애고 5년 동안은 별도의 임금체계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고도성장기의 임금체계인 호봉제가 경제성장이 더딘 지금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결국은 임금체계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 과정에서 청년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어서는 안된다고도 조언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행안부의 연장안에 대해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세대간 갈등으로 번질까 우려된다"며 "두 세대 간 일자리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유병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청년들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는 양보해야 한다"며 "정년 연장이 언젠가는 필요한 것은 맞지만 기성세대가 청년들 일자리 문제보다 먼저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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