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혁 "韓대표, 2년반 여사 블랙홀과 의료갈등 해결하려 대통령 만나뵀으나"
"대표 홀로 25분 세워뒀고, '여사 라인' 등 우르르…尹 훈시하듯한 사진도 무례"
"민주당안 찬동 없다"지만…박정훈 3자특검-신지호 재의투표 당론변수 시사
"대표 홀로 25분 세워뒀고, '여사 라인' 등 우르르…尹 훈시하듯한 사진도 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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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최고위원은 2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굉장히 잘하신 부분도 많다. 한미·한일관계 정상화나 원전생태계 복원과 수출 등"이라면서도 "지금 김 여사 관련 논란이 정권 출범 이후부터 2년 반씩이나 계속 블랙홀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저희 입장에선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고 의정(醫政)갈등 문제를 처리하지 못하면 앞으로 우리 선거에서 너무나 어렵고 힘들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해 '이 문제에 매듭을 지어야겠다, 앞으로 2년 반도 이런 식으로 끌려갈 수 없다'는 다짐을 위해 대통령을 만나뵌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 대표가 회동 중 김 여사 문제 3대 해결책을 제시하자 윤 대통령이 '이미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현재 나오는 (인사)의혹들은 다 허무맹랑한 것', '(사법적 문제는)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없다' 등 입장을 보이며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현재 상황에 당의 인식과 대통령실 인식이 너무 큰 차이가 있다"며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회동 성사 과정에 대해서도 "처음에 독대하자는 제안을 드렸을 때도 계속 연기하고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셨다가 '독대 아니라 면담이다' 얘기하면서 비서실장이 배석해야 한다고, 2대 1 모임으로 가라고 얘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어제 장면에서 충격받은 건, 대표가 (오후) 4시 반부터 하기로 해서 도착했는데 대통령께서 뭐 EU(유럽연합) 사무총장과 전화한다고 하면서 25분 정도 늦게 오셨는데 대표를 안에서 앉아서 기다리라는 게 아니라 밖에서 계속 서 있게 했다"며 "비서실장(1명)이 배석한다고 했지만, 어제 사진을 보면 용산에선 여섯일곱 분이 우르르 거기 서 있고, 당에선 아무도 없이 한 대표 혼자 들어가 있는 모양도 너무 이상하더라"라면서 "책상 앞에 윤 대통령이 두 팔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앉아계시고 비서실장과 한 대표가 뒤통수만 보이는 모습의 사진이 릴리스(배포)됐다"고 결례를 짚었다.
김 최고위원은 "당대표로선 지금 당원, 유권자, 국민 눈높이에 맞춰 어떻게해서든 김 여사 문제를 매듭짓고 당정이 화합해 의료갈등도 해결하고 다시 반등 계기를 만들자는 충정에서 독대를 제안했는데, 대답이 없길래 '끝났나 보다' 생각했는데 무슨 상가(김 최고위원 모친상)에 홍철호 정무수석이 와서 '다시 하자' 제안했기 때문에 된 것 아닌가. 그런데 이런 식으로 할 거면 도대체 왜 하자고 하신 건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이 발표한 한줄짜리 '헌정질서 파괴세력에 우리가 당정화합해 함께 맞서자고 합의했다'(입장문)를 위해서 (회동)한 건가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향후 한 대표 행보에 관해선 "한 대표는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할 것"이라며 김 여사 문제 제기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 "이번 회담 이후 국민 반응, 기사와 댓글들을 보니 굉장히 안 좋더라. 의전적 무례에 대해 '너무 심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굉장히 많고 이게 지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당히 우려된다"며 "저희가 아마 또 독대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형식은 아닐 거다. '대통령께서 이런 생각 하고계시구나' 확인했으니까"라고 밝혀뒀다. '김건희 특검법'에 관해선 "민주당 장단에 춤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실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면 굉장히 불행한 결과를 낳을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정훈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대통령이) '그래 한번 얘기해봐, 들어볼게' 이런 분위기였다고 볼 수 있는 것 같고, 한 대표가 24분이나 밖에서 대통령 외교일정 때문에 기다리면서, 분위기를 보며 여러 가지 마음이 복잡했던 것 같다"며 "상당히 '쉽게 흘러가진 않겠구나' 예측할 수 있었던 장면"이라고 평했다. 회담 결과 브리핑 없이 귀가하고, 이날 오전 일정을 취소한 한 대표의 행보에 관해선 "용산이 민심에 반응하길 원했고, 그러면 오히려 살 길이 나온다는 생각이었다"며 "(회담 실패로) 특검 문제에 대한 고민을 이제부터 한다고 보시면 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인적쇄신 요구 불발에 관해선 "(한남동 7인회) 보도 이전에도 문제제기와 논란이 있다는 건 용산도 잘 알고 있는데, '그게 문제가 왜 되는지'에 대한 생각이 다른 것"이라며 "예전에 '양정철씨 비서실장 검토설, 박영선 전 민주당 의원 총리설 등이 여사 주변에서 흘러나온 게 아니냐, 이관섭 전 비서실장과 톤이 달랐던 게 아니냐'는 얘기들이 있었는데 사실관계가 정확히 확인은 안 됐지만 그게 여사 라인의 국정개입 문제라고 인식하는 게 일반적 사례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용산이 그걸 인정하는 상황이 아니다"며 "한 대표가 1번으로 생각한 부분에 접점이 안 나와 분위기가 어렵게 흘러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승부사 기질은 대통령도 있고 한 대표도 있는데 저는 (한 대표가) 뭔가 승부수를 던질 거라고 본다"며 "채 상병 문제 때 제3자(대법원장 등이 추천권을 가진) 특검을 얘기했듯 이 문제도 3자 특검이란 해법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이재명 대표와 회담이 예정돼 있는데 그러면 이 문제를 거기에서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야당의 '김건희 특검법' 요구가 다시 나올 수밖에 없는 가운데 "용산의 부담은 최소한으로 줄여서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하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민주당이) 독소조항을 다 걷어내겠다고 얘기하면 다시 논의해볼 공간이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한 대표 측의 전략통인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빈손 회담 결과를 두고 "한동훈의 진심이 통하지 않았구나"라고 누차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에게 단독 회담을 재차 요청할지에 대해서도 "이런 모습을 재현한다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김건희 특검법에 관해선 "친한계가 야당의 세번째 발의안에 찬동할 것이란 얘기는 전혀 저희들의 의중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거부권 이후 재의투표' 반복에 대해선 한 대표가 지난번 '당론 반대'를 외쳤지만 이번엔 "어느 방향으로 갈지 얘기하기가 이르다"고 신지호 부총장은 말했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감시할 국회 추천 특별감찰관 설치 요구도 윤 대통령이 거부하고, 추경호 원내대표가 민주당에 조건으로 연계했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요구를 재론하면서 "풀리지 않게 됐다"고 봤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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