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원장 친인척으로 특정 전 민원인에 대한 IP주소 등 개인정보 유출 정황
국회 과방위 국감서 뉴스타파 기자 "민원인 IP 입수·활용했다" 답변으로 구체화
특위 "정치성향 이유로, 전산담당 아니면 모를 해당민원 전부 들여다본 범죄"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휘 의원)는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류희림 위원장에게 이른바 '민원 사주' 의혹을 제기한 야권 측에 오히려 '민원인 불법사찰' 정황이 드러났다며 추가로 관련자 형사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친인척으로 특정한 민원인의 IP주소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특정 노조 소속 방심위 직원, 이를 제공받아 불법입수한 친야(親野)매체 기자 등을 겨눴다. 애초 지난 2022년 3·9 대선 투표일 직전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만배-신학림 대장동 허위인터뷰' 관련 민원을 정치적 이유로 사찰한 불법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소속 박준태(가운데) 의원, 임응수(왼쪽) 변호사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내부 직원에 의한 민원인 불법사찰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영상 갈무리>
미디어특위 소속 박준태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심위 민원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 방심위 직원에 의한 '민원인 사찰' 의혹의 구체적 정황이 국정감사 증언을 통해 드러났기에 철저한 진상구명을 촉구하고자 한다"며 "민주노총 방심위 지부장 김모씨는 어제(21일) 국감(국회 과방위)에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IP주소를 찾아보셨나'라고 물으니 '저는 모른다'라고 대답했고, '(민원인 IP 등 정보를) MBC와 뉴스타파에 제공한 사실이 있나'라고 묻자 '그건 여기서 대답할 수 없다'고 말해 사실상 스스로 언론사에 제보한 것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박준태 의원은 "민원인 사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더불어민주당, 민노총 언론노조 방심위 지부, 뉴스타파와 MBC의 삼각공조체제로 방심위에 민원을 넣은 이들의 가족관계와 인척관계, 그리고 IP주소가 모두 유출됐다"면서 "민원인 사찰은 정부의 기능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마비시키는 악질범죄"라고 강조했다. 회견에 앞서 미디어특위도 성명을 내 "전날 과방위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가 직접 결정적 단서를 실토했다"며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 질의 도중 (류 위원장과 관계 파악에) '민원인의 IP주소를 활용했다'고 밝혔다"고 지목했다.
특위는 "그동안 민원인과 류 위원장 간 구체적인 친인척 관계 여부를 아무런 공적 권한도 없는 외부 언론이 도대체 어떤 경위로 입수했는지 의혹이 증폭됐다"며 "봉지욱 기자는 '그게 저희가 입수한 자료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직접 민원인 개개인 IP주소를 찾아낸 게 아니라 어딘가로부터 '넘겨 받았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또 "방심위 민원인의 경우 민원을 냈는지 여부부터가 비공개에 해당한다"며 "IP주소를 포함한 민원인 개인정보는 당연히 방심위 내부에서만 파악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IP주소 외에도 어떤 민감 개인정보가 민원인 사찰에 악용됐는지'도 규명 대상이라고 했다.
지난 10월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기관증인으로 출석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이날 회견에서 임응수 변호사는 "저는 방심위 민원인 불법사찰 피해자분들을 대리해 10월2일 서울경찰청에 '김만배 녹취록' 허위보도를 일삼은 MBC 및 뉴스타파 등 언론사들의 보도관계자들과, 이들에게 개인정보 등을 제공한 혐의가 있는 방심위 직원들 및 권익위 직원들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 공무상기밀누설죄,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명예훼손)로 형사고소장을 접수했다"며 "그런데 21일 국회 국정감사 참고인 출석한 봉 기자는 자신이 제공받은 자료에 피해자분들 IP주소까지 기재돼 있었다, MBC 관련 민원을 제기한 전원에 대해 신원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했음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IP주소는 방심위 온라인 시스템 관리 업무 담당자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정보이므로 방심위 전산 업무 담당자가 관여됐음이 분명하다 할 것이고, 이에 따라 IP주소를 유출한 방심위 직원들 또한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보인다"며 "봉 기자가 '관련 민원을 제기한 모든 이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고 얘기한 부분도,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에 부합하지 않는 민원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사찰 및 뒷조사를 감행했단 점에서 매우 심각한 범행이다. 피해자들은 애초부터 정당하게 민원을 제기했음에도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에 심각한 두려움을 느끼고 관련자들을 고소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런데 봉 기자의 말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인적 사항과 방심위원장 간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온갖 불법행위가 저질러졌고, 또한 이는 방심위 등 일부 직원들과 기자들만이 결탁한 것이 아니라 더 광범위한 조직적 지원과 배후가 있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에 피해자분들은 봉 기자 및 방심위 전산 업무 담당자들에 대해 추가로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및 공무상기밀누설죄로 형사고소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류 위원장뿐 아니라 '민원 사찰' 피해자들 역시 '민원 사주'가 아닌 정당한 민원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특위는 "지속적으로 '민원 사주' 표현 사용시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