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캐피탈 지분율 격차 2%p 내외
영풍·MBK, 이사 선임 시도할 듯
국민연금·당국 수사결과 등 변수
영풍·MBK, 이사 선임 시도할 듯
국민연금·당국 수사결과 등 변수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23일 마무리됐다. 베인캐피탈이 고려아연 지분 2.5%를 무리없이 확보하면서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의 지분율 격차는 2%포인트(p) 정도로 예상된다.
앞으로 이사회 구성을 놓고 벌일 표 대결에서 경영권 분쟁의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가적인 우호세력 확보 등의 물밑경쟁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르면 오는 25일 공개매수 결과 공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 금지 가처분을 두 차례 내며 저지에 나섰지만, 법원이 두 번 모두 기각해 일정대로 소화했다.
베인캐피탈은 당초 계획대로 2.5%의 지분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참여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개매수가가 89만원까지 올라간 만큼 높은 참여율을 보였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베인캐피탈 물량을 제외한 유통주식수를 15~17% 수준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베인캐피탈 지분을 더해 의결권 기준 지분율이 36.5%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영풍·MBK는 지난 14일 종료된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서 5.34%의 지분을 확보해 38.5%로 추산된다. 이에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2%포인트가량 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이번에 사들인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자사주 소각 일정은 추후 이사회나 내부 논의를 거쳐 정할 것으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매입 자사주에 대한 전량 소각 의지는 명확하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소각 물량이 1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각 일정은 수차례에 걸쳐 수개월 단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또는 소각 시에는 1회 기준 2~3개월이 소요된다.
재계에서는 영풍·MBK가 내달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이사 선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 모두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고려아연 지분 7~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국민연금 판단의 예상은 힘들다"면서도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률 제고 등을 관점으로 판단한다고 하셨으니 이를 믿고 기다리겠다"고 언급했다.
고려아연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2.4%도 활용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이를 우호세력에 넘기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장내 매수 등 우호세력 확보를 위한 물밑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자사주 활용 여부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며 "양측 모두 과반 확보를 못한 상황이고, 지분격차가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개매수 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양측의 법적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전날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등을 조사해달라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와 별도로 검찰 측에도 영풍·MBK의 시세조정·시장교란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기로 하고 관련 내용을 준비 중에 있다.
MBK는 2차 가처분이 모두 기각된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관련해 본안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박 대표는 "수사와 조사를 통해 시장질서 교란이 규명되면 영풍·MBK의 공개매수는 적법성과 유효성에 중대한 법적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MBK는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까지 폄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대응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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