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고객 중심 디자인이 현대자동차그룹의 목표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 부사장은 23일 대구 엑스코 서관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 기조강연에서 "고객이 인지하지 못하는 감춰진 스토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상엽 부사장은 고객 중심 디자인을 총 4가지로 요약했다. 첫 번째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에서 시작하는 디자인이다. 이 부사장은 글로벌 트렌드로 차박의 인기가 높아지자 도심과 아웃도어에서 모두 쓸 수 있도록 도심형 스포츠실용차(SUV) 디자인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이번 싼타페의 디자인을 아웃도어에 맞춰 박시하고 강인한 캐릭터로 디자인하기 원했다. 테일게이트 오프닝 크기를 확장해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게 하는 등 동급 SUV 중에서 뒤를 가장 박시하게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이 부사장이 제시한 건 현장에서 시작하는 디자인이다. 이 철학이 적합하게 적용된 것이 현대차 포터다. 포터는 40년간 목적기반차량(PBV)의 역할로 사용자들이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해온 차다. 이 부사장을 비롯한 현대차 디자이너들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모르면 사용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부사장은 "현장에 나가 사용자들과 같이 생활하고 일을 하면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팀원들과 함께 택배와 과일 등을 직접 옮기면서 사용자들의 니즈를 찾았다. 이건 에어컨이 나오는 오피스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헤리티지에서 시작하는 디자인이다. 이 부사장은 "과거를 존중하고 거기서 배워야만 미래의 길이 열린다"며 현대차의 60년 가까이 된 역사를 집약한 DNA가 도전과 열정이라고 밝혔다.
1974년 세계 최초 공개된 포니의 도전정신은 최초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에 그대로 반영됐으며, 양산을 이루지 못한 포니 쿠페 콘셉트의 꿈은 'N 비전 74'를 통해 다시 재현됐다.
마지막은 고객을 위한 기술에서 시작되는 디자인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초 CES 2024에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부사장은 "수소는 석탄·석유·원자력 다음의 자원이다. 지금은 수소 투자로 돈을 잃을지 모르지만 우리 세대가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기술이기에 현대차는 미래를 보고 수소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DIFA는 이날 개막해 오는 26일까지 4일간 대구 엑스코 동관에서 진행된다. 현대차·기아, 테슬라, GM, 지프 등 완성차 브랜드뿐 아니라 부품소재와 배터리, 도심항공교통(UAM) 등 관련 업계가 총출동해 미래모빌리티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이 2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DIFA 2024'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