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 A 초등학교
오전에 학부모 요청사항 전달하자 '폭언'
교무부장 "신규라 말투 잘못됐다고 하라"
대한·경기초등교사협회 "도움 끝까지 외면하는 현실 분개"
오전에 학부모 요청사항 전달하자 '폭언'
교무부장 "신규라 말투 잘못됐다고 하라"
대한·경기초등교사협회 "도움 끝까지 외면하는 현실 분개"
![[단독] "이 XX 뭐야" 폭언 들은 교사에 사과 요구한 학교](http://contents.dt.co.kr/images/202410/2024102402109919074001[1].jpg "[단독] \"이 XX 뭐야\" 폭언 들은 교사에 사과 요구한 학교")
A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B씨는 지난 14일 오전 C양의 학부모에게 "이 XX 뭐야"라는 욕설을 들었지만 학교에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사과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C양의 학부모는 학교 측에 기존의 일정이 아닌, 다른 날에 하교 통학 버스를 탈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B씨는 학교의 결정에 따라 14일에 버스를 타는 것은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일정 변경이 어렵다는 내용을 당일 오전 C양 학부모에게 전달했다.
C양의 어머니는 B씨가 오전에 전화한 것을 문제 삼았다. 녹취록에 따르면 C양의 어머니는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 XX 뭐야. 여보세요?"라며 "저 C양의 엄마다. 아침부터 전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거냐"고 말했다.
B씨가 오후에 계속 일정이 있어 부득이하게 오전에 안내했다는 말에 C양의 어머니는 "그럼 이후에 전화를 줘야지, 아침 출근하는데 이런 전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냐"며 "앞으로 (버스 탑승 일정이) 변동 안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냐. 애들이 갑자기 학원에 안 가면 그것까지 책임지는 거냐"고 항의했다.
신고가 접수된 녹취록에 따르면 C양 학부모의 민원을 받은 교감은 B씨에게 "이런 것까지 가르쳐야 하냐"며 "변동이 어렵다고 말해야지, 직설적으로 '안 된다'고 말하면 당연히 (학부모가) 화나지"라고 지적했다.
교무부장은 "어머님이 꼭 사과를 받고 싶다고 한다. 내가 봐 줄 테니 '죄송하다. 신규라서 말투가 잘못됐다' 딱 두 마디만 하라"고 지시했다. 교무부장 옆에서 C양 어머니와 통화를 하게 된 B씨는 "죄송하다. 연차가 낮아 말하는 데 표현이 잘못된 것 같다"고 사과했다.
B씨는 학부모에게 욕설을 듣고 협박을 받은 점, 교감과 교무부장에게 강제적인 행동을 지시받은 점에 대해 극심한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고 싶다고 했지만 교감은 제고해보라고 했다. B씨는 이후 과호흡 증세로 응급실로 이송됐다.
A 초등학교 교감은 24일 본지와 통화에서 "학부모가 아침에 와서 큰소리를 내 교감으로서 사과하겠다고 무조건 숙였다. 제 선에서 사과하면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B씨가 학부모로부터) 욕설을 들었다고 말했는데 그걸 인지했으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권보호위원회를 바로 열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제가 학부모에게 다 사과했는데 한 번쯤 제고해주면 안 되겠냐는 말만 했다. 열지 말아라, 열어도 당신이 진다는 얘기는 전혀 안 했다"며 "교권보호를 원한다고 해 일단 접수를 하고 B씨는 특별휴가를 받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감은 C양 학부모로부터 "통화 녹음본을 들어봤는데 욕설이 없었다"는 주장을 들었다고 했다. 또 "C양 아버지는 이런 상황을 보고 17일 제게 '다 떠나서 무조건 사과하겠다'고 얘기했다. 선생님이 사과받을 마음의 준비가 돼야 하는 것이기에 아직 뭐라고 말씀은 안 드렸다"고 했다.
대한초등교사협회와 경기초등교사협회는 녹취록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교육부·교육청의 철저한 진상 조사 △해당 교사의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피해교사 분리 조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개인 신상 보호 △관리자의 지속적 갑질을 막는 법·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협회는 "서울 서이초 교사의 순직 이후 수많은 교사의 교권 보호 및 교육활동 보호를 외치고 있지만 경기 포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관리자와 동료교사가 오히려 갑질로 교사에게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로 자살 충동까지 불러일으켰다"며 "도와달라고 하는 선생님을 끝까지 외면해 119 불러 응급실까지 가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너무 분개할 일"이라고 했다.
아울러 "협회에서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욕설을 한 학부모, (갑질 행위를 한 게 맞다면) 교감과 교무부장에 엄벌이 이뤄져 타산지석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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