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매력에 외인자금 몰려
KB금융, 한달새 13.6% 상승
외인, 통신3사 1000억 매수
KB금융, 한달새 13.6% 상승
외인, 통신3사 1000억 매수
주식 시장에는 '찬 바람이 불면 배당주를 사라'는 격언이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대장주 삼성전자 주식을 집어던지는 대신 은행·통신주 같은 고배당주를 사들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최근 한 달(9월24일~10월24일)간 4.3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0.78%)를 훌쩍 웃도는 수익률이다.
주요 은행지주 중에서는 KB금융이 한 달 새 13.66% 상승했고, 하나금융지주(7.21%), 우리금융지주(5.72%)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다만 신한지주(-0.53%)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의 상승은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 덕분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KB금융 1470억원어치를 비롯해 4대 금융지주 주식을 총 3140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4조원 이상, 삼성전자 주식만 5조원 넘게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되는 흐름이다.
지난해 4대 은행지주가 2월로 배당기준일을 변경하긴 했지만 배당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는 배당기산일 전까지 은행주를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거나, 매도하지 않고 배당 수익을 확보하는 투자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1분기 배당을 하는 4대 지주의 경우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결산 배당과 함께 내년 1분기 배당까지 받는 '더블배당'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가 중동지역 긴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대안으로도 부각되는 분위기다.
금융지주들이 3분기에도 '실적 잔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실적 발표 출발점을 끊은 KB금융은 3분기 순이익 1조6140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조3953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4조7874억원으로 전년동기(4조4423억원)보다 7.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어닝시즌과 밸류업 공시 기대로 은행주가 상승세 지속하고 있다"며 "밸류업 공시 후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지만 외국인 장기투자자금(롱머니) 후행적 유입 가능성 커 조정 시에도 단기에 그칠 듯"이라고 진단했다. 또 "최근 글로벌 금융주 상승과 국내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 유입 재개 등 대외적 분위기와 수급 상황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연말마다 은행주와 함께 주목받는 통신주 역시 주가가 꿈틀거리는 분위기다.
3대 통신사 중에서는 KT 주가가 한 달새 5.80% 올랐고 LG유플러스도 0.20% 오르며 선방했다. 다만 SKT 주가는 1.04% 내렸다. 외국인은 이 기간 통신 3사 주식을 총 1000억원 이상 순매수 했다.
은행주 상승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통신사 3분기 호실적이 기대되는 데다가 기대배당수익률이 확대되는 분위기인 만큼 매수 타이밍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월 말~11월 초 사이 통신 3사의 밸류업 공시도 계획돼 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미 통신주는 SKT 6.4%, KT 4.9%, LGU+ 6.7% 등 높은 배당수익률과 배당성향을 중장기 목표로 발표한 상황이므로, 추가적인 밸류업 방법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연말 배당주 관심이 커지는 시점과 맞물려 통신주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부각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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