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이스라엘 극우 유대인들 "가자 재점령해 정착촌 재건하자"](http://contents.dt.co.kr/images/202410/2024102502102269061003[1].jpg "[외신사진 속 이슈人] 이스라엘 극우 유대인들 \"가자 재점령해 정착촌 재건하자\"")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1년여가 지난 가운데 이스라엘 내부에서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가자지구 재점령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에 국제사회가 그동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 방안으로 고수해온 '두 국가론'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이 명확한 전후 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 내에서 점차 많은 주류 정치인이 가자지구 재점령이 향후 있을 수 있는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을 모두 철수하기로 한 2005년의 결정이 가자지구를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의 발판으로만 만들었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2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소속된 집권 리쿠드당 의원들은 가자지구와의 국경 인근에서 열린 '가자지구 정착을 위한 준비'라는 콘퍼런스에 참석했습니다. 이 행사는 극우 성향의 유대인 정착민 단체가 주최했지요.
이날 행사에 참석한 활동가들은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이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미래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석자 중에는 가자지구를 무장세력이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대인 정착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또 다른 이들은 지난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참석자 중 일부는 옷에 '가자지구는 영원히 우리의 것'이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습니다.
헤브루 대학의 기드온 라하트 교수는 "이스라엘 정착민 단체가 여전히 2005년 가자지구 철수에 대해 분노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폭력에 대한 보상이라거나 유대인의 정당한 땅을 포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재점령론은 팔레스타인은 물론이고 미국 등 국제사회,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인들 중 다수가 가자지구 재점령론에 반대한다고 WSJ은 보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도 전후 가자지구에의 재정착 계획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20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거주하는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려면 그곳으로 이주하는 이스라엘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상당한 병력이 주둔해야 하고, 이는 반란과 폭력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재점령을 추진하게 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은 종말을 고하게 됩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를 통해 서로 독립국을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한다는 접근법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를 비롯해 거의 모든 국가들의 정부가 원칙적으로 이 접근법에 동의합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반대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것은 미국의 정책이었고 앞으로도 미국의 정책일 것이며 내가 아는 한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이기도 하다"라며 "내가 이 부분에 있어 권한이 있는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들은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날 이스라엘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블링컨 장관은 이날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민을 허용하라는 여당 내 압박에도 이스라엘은 그러한 계획이 없다는 확답을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받았다고도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에 홍해 합동군사훈련을 제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ISNA에 따르면 샤흐람 이라니 이란 해군 사령관은 사우디가 합동훈련을 요청해왔으며, 양측 모두 상대의 해군을 자국 항구로 초대했다고 밝혔습니다.
중동의 지정학적·종교적 패권을 두고 적대적으로 경쟁했던 두 나라가 이스라엘 견제를 위해 군사 협력을 모색한다는 게 보도의 취지인 만큼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역내 역학구도에 큰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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