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불이 완전히 꺼진 뒤 미군 자체적으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부산 동구 범일동 주한미군 55보급창은 주한미군지위협정에 근거한 군사보안 시설로 일종의 치외법권 구역이다.
소파협정에는 미국 군대의 군무원 또는 그들 가족의 신체나 재산에 대한 범죄는 미국이 1차적 수사권(재판권)을 행사한다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한국 경찰은 55보급창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한 수사나 감식을 할 수 없다.
전날 오후 6시 31분 부산 55보급창에서 불이 났을 때도 관할 경찰은 미군 통제로 부대 내로 들어갈 수 없어 상황 파악을 할 수 없었다.
미군은 화재에 대비해 별도 소방차와 소방 인력을 갖추고 있지만, 화재 규모가 너무 컸고 인접 건물이나 시민 안전을 위해 한국 소방 인력과 장비 진입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측은 소파협정에 따라 소방 인력과 장비 외에는 철저히 출입을 통제했다.
경찰과 소방은 "미군 측에서 요청이 오지 않는 이상 화재 조사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불이 난 곳은 55보급창 내 창고동으로 배관 등 공사 작업이 진행됐다. 작업자들이 공사를 완료하고 철수한 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55보급창은 일제 강점기 말 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이 군수 물자를 보관하려고 조성한 시설로, 해방 후 미군에 접수돼 부산항으로 반입되는 미군 장비를 전국 미군 부대로 보급하는 창고 역할을 해왔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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