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로 지분 약 38.5%를 확보한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이르면 28일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확인하고 곧바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BK와 영풍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기 위해 다수의 신규 이사를 선임하고 실질적인 기업 경영과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분리하는 집행임원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임시주총 안건으로 고려하는 분위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이르면 오는 28일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안건 등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연합은 고려아연이 지난 23일까지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 결과를 보고 의결권 지분을 확인한 뒤 임시주총 소집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주총 소집 권한은 이사회에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장형진 영풍 고문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최 회장 측 인사로 채워졌다.
MBK·영풍의 임시주총 소집 청구를 이사회가 거부하는 경우에는 법원 결정을 받아 임시주총을 소집할 수 있다.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하고 결정을 받아내는 절차가 최소 1~2개월이 걸리는 만큼, 주총의 실제 개최 시기는 올 연말 또는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주총 일정과 다룰 안건이 확정되면 MBK·영풍 연합과 최 회장 등 어느 한쪽도 의결권 과반 지위를 점하지 못한 상태에서 더 많은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한 위임장 대결(proxy fight)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양측이 주총에서 안건을 통과 또는 저지하기 위해 제3지대에 있는 주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고있다. 아울러 시장에선 이번 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광일 MBK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 등이 이사 후보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김광일(가운데)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