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의 방한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재용 회장은 특히 12년 만에 공식 석상에서 아키오 회장을 만나 의미를 더했다.
이번 자리는 정의선 회장이 아키오 회장과 만나는 자리에 이재용·조현범 회장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수소·고성능차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한일 '슈퍼동맹'이 탄생 기대감이 높아진다.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은 27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정 회장은 '모리조(MORIZO)'라는 이름의 마스터 드라이버로 활동하는 아키오 회장이 직접 운전하는 야리스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차량에 동승하고, 함께 내리며 등장했다. 둘은 직접 선두에서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스펙, GR 야리스 랠리 1 하이브리드 차량을 각각 운전하며 행렬을 이끌었고, 퍼레이드 랩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함께 찍는 등의 퍼포먼스도 보여줬다.
정 회장은 올 초 아키오 회장과 일본에서 만났을 때 이번 행사를 제안받고 마련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키오 회장은)인더스트리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서 많이 배우려고 한다. 오늘 주행실력을 직접 보니 더욱 신뢰가 간다"며 "토요타와 모터스포츠에서 함께 협력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오 회장은 "한국에서 현대차와 훌륭한 일을 할 수 있을지 몰랐다. 연초에 정 회장과 만나 이 이야기를 했고 10개월 뒤 실현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회장과 조현범 회장이 깜짝 등장해 자리를 빛냈다. 둘은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함께 테스트 드라이버를 지켜봤다. 이 회장은 2012년 사장 시절 아키오 회장을 만난 적이 있으며, 이후 공식 자리에서 인사를 나눈 것은 이번이 12년 만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가 열린 에버랜드가 삼성 계열인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날 자리는 현대차가 도요타-삼성·한국타이어 간 다리를 놔준 모양새가 돼 4사간 협업 가능성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나온다. 특히 고성능, 수소 등의 분야에서 현대차·도요타 모두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드러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장지하 현대 드라이빙익스피리언스&모터스포츠팀 팀장은 "(정의선·아키오)두 회장은 아시아 지역이 유럽보다 모터스포츠의 재미가 덜 알려져 함께 재미를 알려보자는 의미에서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며 "양사가 협의하면 충분히 다른 협업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비전 74'의 양산을 추진하는 중이며, 최근에는 차세대 고성능 롤링랩 'RN24'를 공식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전장 사업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면서 반도체·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고성능·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으며, 현대차와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공동 건립하는 등 모터스포츠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조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완성차 업계 대표하는 두 기업(현대차·도요타) 회장께서 여신 대회라 좋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며 "내년도부터 우리도 WRC 나간다.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는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비전 74',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에서 양산형 전기 SUV 개조 부문 신기록을 낸 아이오닉 5 N TA 스펙 등을 전시했다. 도요타는 액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콘셉트카 ORC 루키 GR 코롤라 H2 콘셉트, '스프린터 트레노' 기반의 수소엔진차 'AE86 H2 콘셉트' 등의 고성능 친환경차를 소개했다.
장우진·임주희기자 jwj17@dt.co.kr
27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정의선(오른쪽부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행사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27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쇼런을 마치고 메인 스테이지에 올라 관람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27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만나 악수를나누고 있다. 현대차 제공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27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쇼런을 앞두고 함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27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도요타 가주 레이싱의 WRC용 경주차인 'GR 야리스 랠리 1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27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현대 N 부스 내 전시된 롤링랩 'RN24'. 현대차 제공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27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토요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