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토요타자동차가 27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함께 개최한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세 회사는 과거 사업 영역에서 갈등이 있었는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초청에 흔쾌히 참석한 것이다.
이들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토요타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함께 나란히 테스트 드라이브를 지켜봤다.
재계에서는 이익이 된다면 갈등보다 협력을 지향하는 '달라진 3세 경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사이 오랜 갈등을 해소하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전방위 협업에 나서는 초석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삼성전자가 완성차 시장에 진출한 1995년 이후 25년여간 단절된 관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이러한 갈등을 끊어내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손을 잡았다.
양사는 지난 1월 '홈투카·카투홈' 서비스 제휴 협약을 맺고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현대차·기아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 플랫폼과 연동해 차세대 스마트홈-모빌리티 서비스와 통합 홈에너지 관리 서비스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공급을 목표로 현대차 차량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삼성SDI는 오는 2026년부터 7년간 현대차의 유럽향 전기차에 들어갈 5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현대차와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품질갈등을 해소하고 협력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 타이어 측면 부위 미세한 틈새가 발견됐다며 1만2000여대에 대해 리콜을 진행했다. 리콜 비용 분담을 놓고 양사는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2015년 이후로 한국타이어의 제품이 아닌 수입 타이어 사용을 확대했다. 하지만 최근 양사가 타이어 공급 및 협력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며 관계 회복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현대차 인증중고차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충남 태안 소재 '한국테크노링 주행시험장' 내에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건립하는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정의선(왼쪽부터)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27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