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업스테이지 미국 법인 대표가 지난 23일(현지시간)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 법인 설립 이후 미국의 S&P500 500대 기업 중 2곳이 업스테이지의 오픈소스 모델을 자체 도입하는 등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 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하며 에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반열에 오른 AI 기반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지난 3월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법인 '업스테이지 AI'를 설립한 바 있다. 미국 법인 대표에는 업스테이지 공동창업자인 박은정 CSO가 선임됐다. 현재 조직 규모는 박 대표를 포함해 4명 정도지만, 추후 사업 확장과 부서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업스테이지 미국 법인은 설립 이후 엔비디아가 주최하는 AI 콘퍼런스 'GTC 2024'에 단독 부스를 마련하기도 하고,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개최한 퀄컴 '스냅드래곤 서밋 2024'에서 박 대표가 직접 연사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퀄컴 스내드래곤 서밋 2024 행사에 오른 한국의 스타트업은 업스테이지가 처음이다.
박 대표는 "미국 법인 설립 이후 올해는 시장태핑(사전조사) 차원으로 미국 시장의 탐색과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투마켓(Go-To-Market) 전략을 지원할 마케팅 및 세일즈 인력을 채용 중"이라며 "처음 올 때는 막막했지만 넓은 시장인 만큼 진입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느꼈다. '밑바닥부터 올라가자'라는 마음으로 여러 해커톤과 밋업 등에 참여한 이후 네트워크 파워를 느끼고 연쇄 작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구글, 애플, 아마존, 네이버 등 글로벌 빅테크 출신 멤버들이 모여 세계적 권위의 AI 학회에 다수의 우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저력을 보이고 있다. '솔라' 거대언어모델(LLM) 시리즈인 '솔라 미니' 출시 이후 내달 상위 모델인 '솔라 프로'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업스테이지는 솔라 프로를 프리뷰로 공개하기도 했다. 솔라 프로는 220억(22B) 매개변수를 갖춰 기존 모델 대비 두 배 이상 커지고 성능이 향상됐지만, 한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구동 가능한 수준으로 경량화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솔라 프로 프리뷰를 최근 무료로 오픈했는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솔라 프로 프리뷰는 영어로 한정했지만, 정식 론칭에서는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 일본어 등을 지원하고 컨텍스트 윈도우도 4K에서 32K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기업의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는 AI 기반 솔루션인 '솔라박스'를 한글과컴퓨터와 함께 사업검증(PoC)을 진행해 국내 공공기관에 공급하기도 했다. LLM과 OCR 등 문서 처리 엔진을 통합해 보고서 작성이 사실 확인 등과 같은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국내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추후 미국, 일본 등 시장 진출도 노려본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정부 기관에 부서별로 작은 머신 하나씩을 도입해 허들을 낮춰 업스테이지에 기회가 됐다"며 "한컴과 공동 개발했고, 향후 다른 유스케이스로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AI 모델이 너무 빠른 속도로 나오는 만큼 내부 전략이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빠른 속도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느냐가 성공 유인이 될 것"이라며 "업스테이지는 작은 회사지만 큰 회사와의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이 안에서 엣지를 뾰족하게 가져가는 문제를 직면하고 뚫어내면 한국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알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와이(마우이)=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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