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불황으로 고전하는 철강업계와 달리 조선업계는 역대급 호황으로 상반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에서도 두 업계의 희비는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2011년 이후 13년만에 동반 흑자달성을 앞두고 있다. 조선사들은 LNG 운반선과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에 대한 발주가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이 강화되며 3년 이상의 수주잔량을 확보한 조선업계는 안정적인 수익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4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삼성중공업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2조3229억원, 영업이익은 58% 증가한 1199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2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도 오는 3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시장에선 HD한국조선해양도 가파른 실적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629억원으로 전년 동기 690억원 대비 5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3584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화오션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66억원으로 전분기 영업손실 97억원 대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연간 실적은 매출 9조9188억원, 영업이익 2095억원으로 2020년 이후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철강사들은 지속되는 업황 불황으로 조선사들과 실적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 6243억원, 영업이익 5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0.5%, 77.5% 감소한 수준으로 당초 시장 전망치보다 크게 하회한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고부가 제품 수요 확보 및 탄소저감 제품개발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원가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와 동국제강도 각각 오는 30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시장에선 업황 불황이 지속되는 만큼 오는 4분기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양측의 후판 가격 협상도 철강업과 조선 두 업계의 상반된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며 늦어지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철강사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 후판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선사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인상률을 제한하며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조선 시황은 좋지만 중국산 유입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조선사에선 가격 인하, 철강사에선 가격 인상이 첨예하게 현재 협상이 되고 있다"며 "조선업계와의 상생 등을 감안하고 당사 경쟁력을 재구성해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협상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