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환노위에서도 못 지키는 52시간제를 기업·근로자에 강제하는 건 무책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갑·초선)은 28일 고용노동부 대상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지난 25일 종합감사에서 경직된 근로시간으로 인해 한국의 기업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으며 , 주 52시간제도는 근로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다.
우재준 의원은 또 국정감사 동안 52시간제를 지킨 고용부 직원이 있는지 질의하면서 "고용부와 환노위에서도 지키지 못하는 52시간을 기업과 근로자에게 강제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근로자의 소득 운용과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연한 근로시간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재준 의원실은 "근로기준법 제 50조와 53조에선 산업별·개인별 특성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근로시간의 상한을 1일당 8시간으로 정하고 있다. 2018년에는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1주간 12시간'을 한도로 근로시간을 연장하는 주52시간제까지 도입됐다"며 근로시간 유연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2024년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발표 자료에 따르면 64개 첨단기술의 국가별 경쟁력 순위에서 미국은 11개 기술 1위, 중국은 57개 기술 1위를 차지했으나 한국이 1위를 차지한 분야는 전무(全無)했다는 것이다. 또 2018년 이후 한국의 전체 부업자는 43만2000명에 57만5000명으로 33% 늘었다.
부업에 뛰어든 근로자들 중 생계를 책임지는 가구주부업자는 27만5000명에서 39만명으로 42% 급증했다. '벼룩시장'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설문자 중 절반이 넘는 사람이 '부업의 이유'로 '근로시간 감소에 따른 (본업에서의)소득 감소' 를 꼽기도 했다고 의원실은 짚었다.
우 의원은 "공짜 야근을 시키자는 것이 아니고, 과로사를 일으키는 분위기도 사라져야 하지만, 업종별 구분이나 고연봉자의 경우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높여줘야 한다"며 "젊은 사람 중엔 더 일하고 싶은 사람도 많다. 중요한 건 일률적 규제와 제한이 아닌 자율 근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합감사 당일 증인으로 참석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우 의원의 질의에 공감하는 취지로 "'중국의 역량이 한국을 앞지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굉장히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자율적인 근무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 답변했다고 의원실은 전했다.
김민석 고용부 차관 역시 관련 질의에 "이전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노사합의를 통해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70 년이 지났는데 제도는 그대로인 것이 옳은지 고민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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