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헌법상 부여된 권한을 침해당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아직은 국회 운영위원회 운영개선소위만 통과했는데 운영위 전체회의 등 강행해서 날치기로 처리한다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절차가 있기 때문에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전날 운영위 운영개선소위원회에서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상설 특검 추진을 추진하고자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에서 여당을 배제하는 국회 규칙 개정안과 국회의 예산심사 법정 기한이 지나도 내년도 예산안 및 예산 부수 법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지 않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 등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입맛에 맞는 상설특검을 만들 수 있는 무제한 특검 규칙과 함께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사퇴도 못하게 해서 해당 기관을 마비시키는 무제한 탄핵법, 세입예산안의 본회의 자동 부의를 막아 국가 예산안 헌법상 처리 기한을 정면 부정하고 정부 예산안의 처리를 고의 지연시키면서 예산을 민주당 쌈짓돈처럼 주무르겠다는 무제한 예산안 발목 잡기법 등 모조리 헌법을 파괴하는 악법"이라며 "민주당은 입만 열면 검찰 독재를 주장하면서 본인들이야말로 국회를 이재명 대표의 방탄과 권력 장악의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고 대통령과 행정부를 옥죄고 억압하는 모두 개악뿐인 내용"이라며 "다른 상임위원회의 귀감이 돼야 할 운영위가 중심을 잡기는커녕 국민이 뽑은 윤석열 정부의 운영을 강제로 멈추고 국회에 무소불위 권력을 셀프로 부여해 국회 내에서 짝퉁 민주당 정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민주당이 민생 공약을 약속해놓고 독주를 강행하는 이유는 오직 단 하나로 이재명의, 이재명만을 위한 민주당 정권을 만들고자 하는 야욕 때문"이라며 "삼권분립의 원칙을 지키고 국민과 민생을 위한 정책으로 여당이 해야 할 책무를 마땅히 다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민당은 이 대표 구하기를 위해서라면 헌법이 정한 원칙과 한계, 국회의 협치와 합의, 법치주의는 안중에도 없다는 오만함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며 "민주당은 헌법 위에 이재명이 있음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고 민주당이 보여주는 '법에 의한 지배'는 히틀러의 만행조차 정당화할 수 있다"고 퍼부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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