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시스템온칩 형태 'K-AB21'개발
8테라플롭스 성능..소수점 52번째 자리 연산
8테라플롭스 성능..소수점 52번째 자리 연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최초로 시스템온칩(SoC) 형태의 가속기용 칩 'K-AB21'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가속기용 칩은 슈퍼컴퓨터의 계산을 빠르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칩 크기는 가로 77㎜, 세로 67㎜로 12나노급 미세공정으로 제작됐다.
현재 슈퍼컴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 일본, 프랑스 등 4개 국가에 불과하다. 각국은 범용 가속기를 도입해 연산 성능을 높이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범용 가속기는 주로 인공지능(AI)용 낮은 정밀도의 연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높은 정밀도의 연산이 필요한 전통 슈퍼컴퓨터 응용 분야에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AI 추론용 가속기인 신경망처리장치(NPU)는 낮은 정밀도 연산만 지원하다 보니 정확한 과학계산이 정밀한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에는 적합하지 않다.
연구팀이 개발한 가속기 칩에는 100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된 초병렬 범용 프로세서와 64비트 병렬 연산기가 통합돼 있으며, 성능이 8테라플롭스(1테라플롭스, 초당 1조번 연산)로, 소수점 52번째 자리까지 높은 정밀도로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3U(높이 5.25인치) 크기 계산노드 1대에는 액체 냉각시스템을 포함한 가속기 칩 2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ETRI는 다음달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슈퍼컴퓨팅 기술 전시회(슈퍼컴퓨팅 24)에서 칩을 통합한 계산 노드를 전시한다. 아울러 슈퍼컴 시스템 구축업체와 데이터센터 및 시스템통합(SI) 업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등에 관련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조일연 ETRI 인공지능컴퓨팅연구소장은 "가속기 시장이 기술분야에 특화돼 다변화되는 시점에서 자체 기술로 슈퍼컴용 가속기 칩을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내년 상반기에 고성능 컴퓨터 서버와 SW를 통합한 실증 연구를 통해 슈퍼컴퓨팅 시스템 국산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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