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3일 월즈 2024 우승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팬들에게 주는 영향"이라며 "저로 인해 많은 분들이 힘을 얻고, 좋은 것을 주변 사람과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T1은 이날 중국 리그 LPL의 비리비리 게이밍(BLG)을 상대로 치열한 접전 끝에 3대 2로 승리했다. 지난해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고 팀 통산 5회 우승을 기록했다.
페이커는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이들에게 "많은 선수들이 꿈을 가지고 본인만의 삶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가장 인상 깊었던 플레이로는 4세트에서 '사일러스'를 플레이하며 이니시에이팅을 성공적으로 해낸 장면을 꼽았다. 당시 페이커 선수는 라칸의 궁극기를 빼앗아 상대 주요 딜러를 제압하며 환상적인 연계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결과가 좋았고 팀원들이 잘 호응해줬다"면서 "상황이 만들어졌을 때 순간적으로 행동했고, 오늘 경기에서 결정적인 상황들이 저에게 자주 와서 돋보인 것 같다. 전반적인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5회 우승 소감에 대해 페이커 선수는 "스스로 뿌듯하거나 대견하다는 느낌은 없다. 이번 경기 과정이 개인적으로 아쉬워 찝찝함이 남는다"며 "내년에는 이 찝찝함을 덜어내는 것이 목표이고, 보다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프로게이머는 수명이 길지 않은 직업이기에 매 순간 감사하며 생활하려 한다"며 "팬들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갔으면 하고, 응원하면서 부정적인 감정보다는 좋은 부분을 가져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꼬마' 김정균 T1 감독은 올 초 부임 당시 '건강한 T1'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감독은 "올해를 돌이켜보면 좀더 여유를 가졌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건강한 T1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를 잘 지켰는지 돌아보게 된다. 내년에는 좀 더 건강한 T1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했다.
페이커 선수를 제외한 선수들은 동기 부여에 대한 질문에 "특별한 동기 부여가 없어도 계속해서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우스' 최우제 선수는 "주전으로 대회에 나선 지 2~3년밖에 되지 않았다. 데뷔 이후 항상 월즈 결승 무대에 오른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고, 2번 우승했지만 아직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
'오너' 문현준 선수는 "2회 연속 월즈에서 우승했지만 더 하고 싶다는 욕구가 남아 있다"며 "다음에는 월즈 파이널 MVP를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는 "프로게이머를 시작했을 때 목표는 세계 최고였다. 지금은 아직 세계 최고라고 하기엔 이르고, 국내 리그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T1 선수단은 월즈 우승 기념으로 하는 스킨 제작에 대해서는 △제우스 '그라가스', '카밀', '오른' △오너 '바이', '신짜오' △구마유시 진, 바루스 △케리아 레나타, 파이크 를 꼽았다. 페이커는 "팬들이 좋아할만한 걸 고민하겠다"고 말했다.김영욱기자 wook95@dt.co.kr
T1의 롤드컵 우승의 주역인 '페이커' 이상혁 선수. 라이엇게임즈 제공
제우스 최우제(사진 왼쪽부터), 오너 문현준, 페이커 이상혁,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 꼬마 김정균 감독이 3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월즈 2024' 우승 이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