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지만, 사실 인프라의 강점을 가진 통신사업자에게는 AI가 엄청난 기회다. 통신사업자는 기존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AI 인프라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잠재력을 갖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 AI데이터센터 세션에서 패널토의에 참여해 "AI는 다양한 모델과 서비스를 포함하지만, 그 기반이 되는 인프라가 매우 중요한 요소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CEO는 "데이터센터 사업은 주로 건물을 짓고 전기 설비를 갖춘 후, 클라우드 사업자나 기업들이 서버나 랙을 설치해 사용하며 임대료를 받는 형태의 콜로케이션 사업인데, 전용회선 같은 통신 네트워크 수요가 크다"며 "전 세계 대부분의 통신사들은 기존에도 데이터센터 사업을 운영해 왔고 SK텔레콤도 SK브로드밴드를 통해 100메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유 CEO는 'AI 시대 인프라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스티븐 발라반 람다 CEO, 마크 아담스 펭귄솔루션즈 CEO, 오혜연 카이스트 교수와 대화를 주고받았다. 유 CEO는 AI 인프라 시장에서 통신사업자가 직면한 주요 도전과제로 △수도권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한계 △데이터센터의 지역이전 필요성과 정책적 지원의 중요성 △글로벌 경쟁에서 불리한 한국의 전력 가격 △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인한 탄소 중립 문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 도입 필요성 등을 꼽았다.
그는 "수도권에는 더 이상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여력이 없다"며 "데이터센터를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며 이를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센터는 글로벌하게 경쟁하지만 한국의 전력 가격은 인도, 말레이시아, 호주 등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낮다"며 "결국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도입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선 "글로벌 빅테크들이 '넷제로' 목표를 내세우지만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해 탄소배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가 아직 완전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 만큼 결국 원자력발전, SMR(소형모듈원자로) 같은 대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아담스 펭귄솔루션즈 CEO는 "지난해는 GPU 판매의 해였다"며 "GPU는 충분히 확보할 수 없었고 기업들은 이를 광적으로 구매했다. 향후 3~5년간 AI를 위한 데이터센터 용량의 큰 부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GPU의 성능 향상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최적화는 AI 모델의 생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이라며 데이터센터의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담스 CEO는 "데이터센터 전력과 가용성은 단순히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프라 자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티븐 발라반 람다 CEO는 AI 컴퓨팅의 발전과 오픈소스 모델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모델을 훈련할 때 사용하는 컴퓨팅양을 늘릴수록 모델의 품질과 효율성이 높아진다"며 "AI 컴퓨팅의 민주화는 더 많은 기업들이 최적의 결과를 얻기 위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컴퓨팅 파워가 AI 발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발라반 CEO는 "AI 모델의 추론 모델은 고성능 결과를 제공하며,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의 자본 지출 없이도 높은 품질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라며 "AI 기술이 보다 효율적이고 포용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CEO는 협력과 기술 융합을 통해 AI 시장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에 적극적이다. 이런 파트너십이 SK그룹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오혜연 카이스트 교수(왼쪽), 유영상 SK텔레콤 CEO, 마크 아담스 펭귄 설루션즈 CEO. 스티븐 발라반 람다 CEO가 AI 시대 Infrastructure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