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서 "대통령 부부-정치브로커 소통 녹음 공개된 건 국민께 죄송스런 일"
"대통령 솔직 과감히 밝히고 사과해야…변화·쇄신없이 헌정중단 선동 못 막아"
"브로커에 약점잡힌 유력정치인, 소수당은 공천거래 시도…국힘이 구태 끊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윤석열 대통령과 선거 브로커 명태균씨 간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지시 의혹'이 불거진 통화 녹음 폭로 나흘 만에 "국민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서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한다"고 요청했다. 앞서의 '김건희 여사 라인' 의혹을 받는 일부 참모진 개편 요구보다 나아가, 대통령 참모진과 내각을 전부 아우른 "쇄신 개각"도 촉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참모의 전면 개편, 쇄신용 개각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김건희 여사의 즉각적인 대외 활동 중단과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했다.<연합뉴스 사진>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으로 "국민들과 지지자들께서 '정치 브로커 명모씨' 상황에 관해 실망하시고 걱정하는 것을 안다. 죄송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일 김건희 여사 특검, 윤 대통령 탄핵·하야 요구 도심집회를 벌인 데 대해 "이재명 대표의 중대 범죄혐의들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아예 헌정을 중단시켜버리잔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어떤 이름을 붙인 헌정중단이든 국민과 함께 국민의힘이 막겠다. 보수당 당대표로서 집권여당 대표로서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제가 앞장서 막겠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 나라를 망치게 그냥 놔두지 않겠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범죄를 숨기고 이재명 세상을 만들려고 우리 시민들이 촛불을 들지 않을 것이니 착각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막을 수 없다. 그 뻔한 음모와 선동을 막기 위해선 변화와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론에 들어간 한 대표는 "대통령과 영부인이 정치브로커와 소통한 녹음이 공개된 건 국민들께 죄송스러운 일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력 정치인'들이 브로커에 휘둘리는 것으로 보인 것도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국민들의 큰 실망은 정부·여당의 큰 위기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려면 솔직하고 과감해져야 한다"며 대통령실에 상세한 해명을 요구했다. "제가 이끄는 국민의힘은 정치브로커에 끌려다닐 생각 없고 그럴 이유도 전혀 없다"고 대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 당은 지금 문제되는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단칼에 잘라낸 정당이다. 국민의힘은 정치브로커 관련 사안에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당 차원에서 당당하고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에겐 "역사를 보면 국민 앞에 가감없는 진실이 언제나 최선이었다. 뭔가 감추고 빼고 더하려 하다가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게 된다. 많은 분들이 의견 주셨고 지금이 위기라는 점과 변화와 쇄신이 신속하게 필요하다는 점에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으로서 한 대표는 "법이 앞장서서 등장해야 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이번 사안의 경우에 적어도 지금은 (2022년 취임 전날 대통령과 명씨 통화에 관해) 국민들께 법리를 먼저 앞세울 때는 아니다. 국민들께서 듣고 싶어하시는 말씀은 전혀 다른 것"이라며 "대통령은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쇄신하고 심기일전을 위한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 김건희 여사는 즉시 대외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예방하기 위해서 (국회 추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는 절차를 즉시 진행하는 것은 이제 너무 당연하다. 지금 이 상황에 특별감찰관을 머뭇거리면 공멸할 거다. 해야 할 것을 더 늦지 않게 해야 대한민국의 헌정중단을 막을 수 있다"며 "나아가 국정기조의 전환이 반드시 더 늦지 않게 필요하다. 민심이 매섭게 돌아서고 있다. 독단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커졌다는 점을 아프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충고했다.
특히 "국정기조의 내용과 방식이 독단적으로 보인 부분이 있었는지 점검하고 시정해야 한다. 우리 정부 임기는 아직 2년 반 남았다. 전반전도 끝나지 않은 거다. 경청하고 심기일전하면 다시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 당도 최선을 다해 끝까지 도울 것"이라며 "당이 중심을 잡고 변화와 쇄신을 이끌겠다. 범죄혐의자 이재명 민주당의 헌정중단 시도를 당당하게 반드시 끝까지 막아내겠다. 우리의 변화와 쇄신이 음모와 협박을 막아내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민주당은 대표의 중대범죄들을 처벌받지 않게 하기위해 사법시스템을 부정하고 무너뜨리는 한편 정부여당의 유력정치인들은 사기꾼 브로커에 약점잡히듯 휘둘린 것처럼 보인다. 그런가 하면 한 소수당(개혁신당)은 여당 정치인(김 전 의원)과 (김 여사 공천개입)폭로를 미끼로 공천거래를 시도했다"며 "여야 모두 구태정치로 국민 지탄을 받는 바로 이때가 역설적으로 변화와 쇄신으로 구태정치를 극복할 절호의 기회"라고 차별화를 강조했다.
한 대표는 "여러분, 지금 우리 국민의힘은 그런 구태 정치를 끊어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권력자에게 할 말' 했고, '부적절한 문자'는 답 안 했고, 과거와 달리 '잡음 있는 공천 시도는 잘라낸' 정당이기 때문"이라고 자신과 윤 대통령 부부 사이의 대립이 있었던 논란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