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지출 3.2% 증가, 재정준칙 준수, 국가채무 억제, 24조 지출구조조정"
"마련된 재원 약자복지·경제활력·미래준비·안전사회 4대 분야 집중 투입"
R&D 등 미래예산 약 30조…의료개혁 거듭 강조 "5년간 30조 이상" 투입도
윤석열 대통령은 677조원대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설명하면서 '건전재정'과 더불어 '약자복지', '미래투자' 측면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4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독한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의 건전재정은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뜻이 아니다"며 "2025년도 총지출 규모는 올해보다 3.2% 증가한 677조원으로,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 차감) 적자규모는 정부가 추진 중인 재정준칙 범위 이내"라고 설명했다. 재정준칙상 GDP(국내총생산)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3%포인트 이내여야 하는데, 2.9%를 달성했단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가채무비율은 48.3%로 전년대비 0.8%포인트 소폭 증가 수준으로 억제했다. 재정사업 전반 타당성·효과성을 재검증해 총 24조원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마련된 재원을 4대 분야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우선 '맞춤형 약자복지 확충'에 관해 "지원 기준인 '중위소득'을 내년에도 역대 최대인 6.4% 올린다"고 했다. 4인가구 기준 생계급여를 월 195만2000원으로 11만8000원 올려, 3년간 총 41만5000원 인상(연평균 인상률 8.3%)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양육비 국가 선(先)지급제를 도입해 자녀 1인당 월 20만원을 최장 18년간 지원하겠다"고, "1000만 어르신에 대해 역대 최대인 110만개 일자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생 대상으론 "국가장학금을 올해보다 50만명 늘어난 150만명에게 지원하고, 원거리 진학 저소득 대학생 '주거안정 장학금 월 20만원'을 신설한다"고 했다. "임대·분양 등 공공주택을 역대 최대인 25만2000호 공급한다"고 서민 주거 안정도 피력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경제활력 확산'을 위해 윤 대통령은 △정책자금 상환기간 최대 5년 연장 △영세 소상공인 연 30만원 배달비 지원 △소기업 도약(스케일업) 자금 5000억원 △새출발 기금 40조원 이상 확대 등 '소상공인 사업 전(全)주기 맞춤형 지원'을 내세웠다. △역대 최대 5조5000억원 규모 온누리상품권 발행 △농어민 수입안정보험 도입 △산지·소비자 간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도 예고했다. '미래 준비를 위한 경제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선다.
윤 대통령은"R&D(연구개발) 투자를 '선도형'으로 전면 개편하고 AI·바이오·양자 '3대 게임체인저'와 '12대 전략기술'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인 29조7000억원 투입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과학장학금 지원대상 확대 △'한국형 스타이펜드'(연구생활 장려금) 도입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관련 4조3000억원 저리대출 △'원전산업 성장' 및 'K-방산 수출' 펀드조성 등이다. 저출생 대책에서도 육아휴직급여 대폭 인상과 동료 업무분담 지원금 신설 등이 예고됐다.
윤 대통령은 특히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요건을 2억5000만원(부부합산소득)으로 상향(완화)하겠다"고 했다. '안전한 사회와 글로벌 중추외교' 분야 관련 윤 대통령은 지역·필수의료 재정지원을 내년 2조원으로 배 이상 증액하고 5년간 국가재정 10조원 등 3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내년 병사 월급 205만원(병장 기준)으로 인상, ODA(공적개발원조) 6조7000억원 확대, 탈북민 정착지원금 50% 인상, 마약범죄 근절 예산 20% 이상 확대 등도 포함됐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금·노동·교육·의료 4대 개혁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당장 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체절명의 과제들이다. 정부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4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낼 것"이라며 특히 "향후 5년간 30조원 이상 투입해 의료개혁 과제를 차질없이 뒷받침하고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의료개혁'에 무게를 실었다. 국회엔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등을 주문했다.
그러나 11년 만의 대통령 시정연설 불참으로 야권의 협조를 얻기 쉽지 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총리 대독 시정연설 시작 직전, 본회의장 로텐더홀에서 '윤석열 정권 규탄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공천개입 통화, 대통령이 해명하라', '김건희를 특검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정부·여당 측을 압박했다. '이재명 지도부'는 2년 전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헌정사상 최초 제1야당 불참 기록을 남겼는데, 이날 시정연설엔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