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9개월만에 최저 수준…채소류 15.6% 상승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4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9(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올랐다. 이는 2021년 1월(0.9%) 이후 3년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9월(1.6%)을 기점으로, 1%대로 내려오면서 둔화하는 흐름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2% 올랐다. 특히 채소류의 경우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5.6% 치솟아 2022년 10월(22.1%)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김장 재료인 배추(51.5%), 무(52.1%)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상승했고, 상추도 49.3% 올랐다.
반면, 과일류는 하락세를 보였다. 사과 20%, 포도 6.5% 등 전년 동월 대비 각각 떨어지면서 가격 안정세를 보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사과(후지)10개 소매가격은 2만4873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날(2만7579원)에 견줘 9.81% 하락한 것이다.
석유류는 1년 3개월 만에 10.9%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0.46%포인트(p) 끌어내렸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휘발유 10.6%, 경유 16.1%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떨어졌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들은 1%대를 기록하면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1.7% 올랐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8%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같은 기준으로 1.2% 상승했다. 식품 물가는 2.5%, 식품 이외 물가는 0.4% 각각 상승했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보다 1.6% 올랐다. 신선어개(생선 및 조개류)는 0.2%, 신선 채소는 15.7% 각각 상승했지만, 신선 과실은 10.7% 하락했다.
이처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특별한 외부 요인이 없다면 2% 이내로 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고 농축수산물도 1%대로 둔화하는 등 하향 안정세가 공고해지고 있다"며 "11월 물가도 석유류 가격 하락세 둔화 등 상방압력이 있겠으나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이내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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