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한 대신,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 입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하면서 재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마치 금투세는 양보했으니 상법 개정안은 그대로 가겠다는 뉘앙스인데, 재계에서는 야당이 그런 식의 논리로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일까봐 노심초사다.
경제단체들은 금투세의 경우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상법 개정은 기업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택1' 사안이 아니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 재계 고위관계자는 "금투세 폐지와 상법 개정은 완전히 별도의 사안으로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상법 개정시 소송 남발이 우려돼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다. 금투세 폐지와 엮을 사안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밸류업 일환으로 '배임죄 폐지'의 당근책을 제시하면서 상법 개정을 밀어붙였지만, 경제계에서는 당시에도 "배임죄 폐지는 환영할 일이지만 상법 개정과는 별도"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금투세 폐지와 상법 개정안은 모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골자로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 금투세는 기관투자자에 비해 개인투자자가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아 당초 작년 시행에서 내년 적용으로 2년 유예됐다.
이 과정에서 금투세 면제 한도 확대 등의 안이 나왔지만, '개인투자자' 보호와 주식시장 활성화 등의 명분에 폐지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상법 개정안의 핵심인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는 밸류업과 거리가 멀다는 게 경제계 주장이다. 기업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액 주주들까지 확대하는 것이 주요 골자인데, 회사 경영에 불만을 품은 일부 주주들이 이 조항을 근거로 소송을 남발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특히 단순 주주뿐 아니라 엘리엇(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과 같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소액의 주식을 매입한 후 '충실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우려되는 시나리오다. 경영권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기업들은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인데,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의 반대의 부딪히면 투자보다 배당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게 된다. 특히 인수합병(M&A) 등의 경우 일부주주의 반대에 무산될 수도 있고, 그렇다고 물밑작업이 생명인 M&A 과정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동의를 얻는 것은 현실성이 결여된다. 이러한 우려에 대한 기업 설문조사나 전문가 진단은 숱하게 나와 있다.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이 대표의 이번 발언이 차기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 등을 염두해 두고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일환으로도 보고 있다. 이 경우 기업들은 '유권자'에서 사실상 제외된 것이나 다름없어 경제 논리보다는 표심에 치우진 행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재 국회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를 골자로 야당 측이 발의한 상법개정안이 10여개 올라와 있다. 여당은 이에 대해 반대하고 있지만, 야당의 의석수가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재계의 절박감은 한층 더해진 분위기다.
경제단체들은 지난달 발표한 '기업 지배구조 규제 강화'에 대한 공동성명'에서 "경제를 지탱해 온 반도체의 경우 1983년 반도체 진출 선언 이후 1987년까지 1400억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했다. 주주들이 이를 문제 삼아 소송을 남발했다면 현재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는 가운데 정치 논리보다 경제 논리가 우선시 돼야할 때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경제단체들은 금투세의 경우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상법 개정은 기업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택1' 사안이 아니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 재계 고위관계자는 "금투세 폐지와 상법 개정은 완전히 별도의 사안으로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상법 개정시 소송 남발이 우려돼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다. 금투세 폐지와 엮을 사안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밸류업 일환으로 '배임죄 폐지'의 당근책을 제시하면서 상법 개정을 밀어붙였지만, 경제계에서는 당시에도 "배임죄 폐지는 환영할 일이지만 상법 개정과는 별도"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금투세 폐지와 상법 개정안은 모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골자로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 금투세는 기관투자자에 비해 개인투자자가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아 당초 작년 시행에서 내년 적용으로 2년 유예됐다.
이 과정에서 금투세 면제 한도 확대 등의 안이 나왔지만, '개인투자자' 보호와 주식시장 활성화 등의 명분에 폐지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상법 개정안의 핵심인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는 밸류업과 거리가 멀다는 게 경제계 주장이다. 기업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액 주주들까지 확대하는 것이 주요 골자인데, 회사 경영에 불만을 품은 일부 주주들이 이 조항을 근거로 소송을 남발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특히 단순 주주뿐 아니라 엘리엇(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과 같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소액의 주식을 매입한 후 '충실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우려되는 시나리오다. 경영권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기업들은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인데,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의 반대의 부딪히면 투자보다 배당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게 된다. 특히 인수합병(M&A) 등의 경우 일부주주의 반대에 무산될 수도 있고, 그렇다고 물밑작업이 생명인 M&A 과정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동의를 얻는 것은 현실성이 결여된다. 이러한 우려에 대한 기업 설문조사나 전문가 진단은 숱하게 나와 있다.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이 대표의 이번 발언이 차기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 등을 염두해 두고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일환으로도 보고 있다. 이 경우 기업들은 '유권자'에서 사실상 제외된 것이나 다름없어 경제 논리보다는 표심에 치우진 행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재 국회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를 골자로 야당 측이 발의한 상법개정안이 10여개 올라와 있다. 여당은 이에 대해 반대하고 있지만, 야당의 의석수가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재계의 절박감은 한층 더해진 분위기다.
경제단체들은 지난달 발표한 '기업 지배구조 규제 강화'에 대한 공동성명'에서 "경제를 지탱해 온 반도체의 경우 1983년 반도체 진출 선언 이후 1987년까지 1400억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했다. 주주들이 이를 문제 삼아 소송을 남발했다면 현재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는 가운데 정치 논리보다 경제 논리가 우선시 돼야할 때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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