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고순도 희귀가스의 국산화에 나서며 국내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이를 통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나아가 포스코그룹은 고순도 희귀가스 생산을 시작으로 산업가스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방침이다.
6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포스코중타이에어솔루션은 전날 전라남도 광양시 동호안 부지에 고순도 희귀가스 공장을 착공했다. 포스코중타이에어솔루션은 포스코홀딩스와 중국 중타이 크라이오제닉 테크놀로지(이하 중타이)가 각각 75.1%, 24.9%의 비율로 합작 투자한 고순도 희귀가스 생산 법인으로 올해 8월 출범했다.
포스코그룹은 해당 공장 건설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그간 수입에 의존해 왔던 고순도 희귀가스 국내 생산으로 소재 국산화와 반도체·우주산업과 같은 국가첨단산업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희귀가스는 공기 중에 극히 미량으로만 존재하는 네온(18PPM), 제논(0.09PPM), 크립톤(1.1PPM)을 뜻한다. 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인공위성 추진연료 등 첨단산업에 사용된다. 특히 고순도 네온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정밀 패턴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소재로, 그간 한국은 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이를 수입해 왔으나 전쟁 등 국제적 변수로 인해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면서 국산화 필요성이 커졌다.
국내에선 포스코가 유일하게 제철소 산소공장에서 크루드(crude) 희귀가스를 생산 중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산소공장에서 생산한 희귀가스를 99.999%의 고순도 희귀가스로 정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인텔 등 국내외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고자 지난해 12월부터 중타이와 함께 고순도 희귀가스 공장 설립을 추진해 왔다. 중타이는 고순도 희귀가스 생산설비 엔지니어링 대한 높은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광양 동호안은 당초 철강 관련 업종만 입주가 가능했던 기존 법령으로 인해 유휴 부지와 미매립지를 활용한 신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정부가 동호안 부지를 활용한 투자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령을 신속히 개정하면서 이번에 국내 최대 규모의 고순도 희귀가스 사업을 동호안 부지에 추진 할 수 있게 됐다.
고순도 희귀가스 공장은 내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광양제철소 동호안 남측 부지에 들어설 예정으로 연산 13만 Nm3(노멀입방미터) 규모이다. 이는 국내 반도체 시장 수요의 52%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이형수 포스코중 경영기획본부장은 "포스코그룹은 고순도 희귀가스 생산을 시작으로 제철 부산물을 활용하는 특수가스, 이차전지소재 생산을 위한 산소, 질소 공급 등 산업가스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5일 (왼쪽 여덟 번째부터) 김기홍 광양시 부시장, 박창환 전라남도 경제부지사, 이형수 포스코 경영기획본부장, 이동렬 포스코 광양제철소장, 리자롱 중타이 부사장이 광양 동호안 부지 고순도 희귀가스 공장 착공식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