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의 요인과 시사점' 발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7일 발표한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의 요인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 2001년~2023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실질 GDP가 1% 오를 때 민간 소비는 0.74% 증가했다.
KDI는 잠재 성장률이 떨어지는 추세여도 성장하는 만큼 소비가 늘어나지만, 소득보다도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르면서 민간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명목민간소비가 일정하더라도 소비재의 가격이 투자재나 수출품의 가격보다 빠르게 오를 경우, 물량 기준인 민간소비는 축소됐다.
이러한 상대가격 변화는 20년간 민간소비 증가율을 연평균 4%포인트(p)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민간 소비 전체를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명목GDP 대비 명목민간소비 비중은 하락 추세를 보였다. 명목정부소비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명목GDP 대비 명목민간소비 비중은 축소되고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즉, 민간 소비의 비중 자체는 줄었지만 그 공백을 정부소비가 채우면서 전체 소비 비중을 유지했다.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은 "단기적으로 정부 소비를 늘리는 게 소득으로 들어가서 민간 소비가 증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정부 소비가 소득을 증가시킨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정부소비를 보면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보건 부문이 가장 크게 늘었는데, 결국 건강보험료 지출 증가로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DI는 그동안의 추세를 분석해 봤을 때 물가와 정부 소비의 부정적인 영향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민간소비와 실질GDP의 추세적 증가율의 격자는 2001년 1.1%p에서 2023년 절반인 0.6%p로 축소됐다. KDI는 민간소비는 실질경제성장률 하락과 함께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으며, 민간소비 증가율 추세는 1% 중반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규철 KDI 전망실장은 "장기적인 소득 보완과 경기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생산성을 높이는 R&D 등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 예산 중 현실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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