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미국 트럼프 2.0 행정부의 경제정책 전망과 시사점' 발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격화될 대중국 견제정책은 오히려 한국 기업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7일 발표한 '미국 트럼프 2.0 행정부의 경제정책 전망과 시사점'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이민정책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한국의 대미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공약을 통해 보편관세 도입, 트럼프 상호무역법 제정, 대중국 관세 인상 등의 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 KIEP는 보편관세를 도입하더라도 개별 국가와 협상하는 과정을 동반하고, 트럼프 상호무역법 제정은 별도의 법률 제정을 요구하고 있어 공화당 내 당론 결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책 실현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KIEP는 "대중국 관세 인상을 비롯한 대중국 견제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인 투자, 연대, 경쟁에서 투자와 연대는 사라지고 '경쟁' 측면의 일방적 제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정책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 폐기 위험을 비롯한 정책 방향 전환을 예상했다.트럼프 당선인은 친환경 관련 규제(화석연료 채굴, 내연기관차 규제) 폐지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앞서 당선인은 '반도체와 과학법' 내 보조금 필요성을 평가 절하하면서 관세부과와 법인세 인하가 이루어지면 기업들이 미국에 자체적으로 투자한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대해서도 폐기하겠다는 견해도 밝힌 바 있다. 이에 KIEP는 법안 내 재생에너지 관련 보조금 폐지는 공화당 내 반대 세력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해 폐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KIEP는 트럼프 2.0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은 재정건전성을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GDP 대비 연방정부 부채 규모가 120%에 육박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공약을 실현할 때, 10년에 걸쳐 7조5000억 달러의 추가 재정적자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정부지출 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IEP는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이 불러올 수 있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한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를 지렛대 삼아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무역장벽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실현되지 않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KIEP는 "트럼프 당선인이 원자력 발전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볼 때 우리나라의 원전 시공 및 운영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SMR 수출 공동 추진 등의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 외에도 미 행정부가 개입해서 한미 정부 간 협의 사항 중 민감한 사항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연속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의제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