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계에 따르면 동진쎄미켐과 솔브레인은 삼성전자와 달리 반도체 보조금 지급 규모와 시기를 보장받지 못했다. 동진쎄미켐과 솔브레인은 삼성전자의 협력사로, 지난 2022년 미 정부로부터 반도체 보조금을 받기로 하고 미국 진출을 선언한 소부장 기업이다. 동진쎄미켐은 올해 7월 텍사스 플레인뷰 일대에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 미 상무부로부터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9조원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기로 확정한 것과는 상반된 상황이다.
소부장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반도체 보조금 신청이 빨라 약속받은 보조금 규모가 어느정도 정해져 있는데, 협력사들은 아직 보조금 가이드라인을 받지 못했다"며 "기존 예상보다 보조금 규모가 크게 줄거나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는 후보 시절부터 줄곧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칩스법(반도체지원법)'에 대해 비난해왔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달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대규모 보조금을 주는 대신 관세로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칩스법을 제정해 반도체 보조금을 규모를 줄이거나 취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업계에선 실제 미 정부가 칩스법을 폐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보면서도,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보조금은 실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 지원법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 반도체 지원법이 일부 수정되거나 보조금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 정부가 삼성전자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미 텍사스 테일러 현지 경제에 미칠 영향이 커 그런 결정을 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소부장 기업에는 불이익을 가해도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 리스크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학계에선 우리 정부가 소부장 기업의 반도체 보조금 문제를 별도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호 서울대학교 시스템반도체 학과 교수는 "미 칩스법은 국내 소부장 기업들도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소부장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특별히 강조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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