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규제 강화에 해외로 투자…제도 공백 없애야"
'3배 레버리지', '비트코인 현물 ETF' 등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상품이지만, 해외 상장 종목에 대한 규제가 없어 아무런 제약 없이 투자가 가능한 상황이다.
7일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많이 보유한 50개 해외 종목의 총 보관액 중 미국산 초고위험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2분기 기준 17.2%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4분기 0%였던 이 비중은 2022년 3분기 49.7%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 2분기 기준 초고위험 ETF 보관액은 8억4200만달러(약 1조1751억원)에 달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요 해외 주식 잔고의 2할은 국내에서는 시판조차 되지 않는 초고위험 ETF인 셈이다.
김 연구위원이 집계한 초고위험 ETF는 '3배 레버리지',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비트코인 관련 ETF' 등 3개 유형의 상품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펀드의 변동폭이 기초자산의 2~3배로 설계된다. 국내 현행 법규에서는 레버리지 배율이 지나치게 높은 ETF나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을 기초로 한 ETF 출시가 금지돼 있다.
하지만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상장된 초고위험 ETF는 해당 국가 법에 따라 허용된 상품으로, 국내 투자자도 얼마든지 매수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 레버리지 펀드에 대한 소비자 보호 규제가 강화된 2020년 하반기 이후 미국산 초고위험 ETF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20년 4분기 0%였던 미국 초고위험 ETF 보관액 비중은 이후 분기마다 8%, 2%, 11%, 12%, 30%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우리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ETF 등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예탁금 1000만원을 내고 사전 온라인 교육을 의무화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이 같은 제약을 피하고 레버리지 강도가 훨씬 큰 미국산 ETF로 몰려갔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주로 기관 투자자들이 헷지 용도로 투자하는 상품들"이라며 "개인이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이같은 외국 고변동 ETF에 대해 국내 상품과 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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