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한국 공장에서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물량을 유지하며 보편 관세 10%를 모두 비용 처리할 경우 영업 손실이 각각 2조7000억원, 1조8000억원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모든 수입품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수입품에 대해서는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불법 이민자 유입이 지속되면 멕시코로부터의 모든 수입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 시장으로 수출 물량을 유지하며 징벌적 관세 25%를 모두 비용 처리하면 추가로 8000억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대차와 기아의 관세 관련 비용 2조7000억원과 2조6000억원의 잠재적 영향은 2025년 영업이익 추정치 대비 각각 18.1%, 21.7%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폐지나 축소 우려도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가 조지아 메타플랜트를 설립한 핵심 취지가 현지 생산을 통한 IRA 보조금 수취인 점을 감안하면 보조금이 폐지될 경우 완성차뿐 아니라 배터리 밸류체인까지 원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
또 기대했던 생산과 판매 물량 실현이 어려워지면 고정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타플랜트 투자 비용은 기존 해외 생산거점 대비 2~3배 수준인 약 8조원에 달한다.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자동차 수입을 금지하는 방침은 국내 업체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그는 "멕시코 생산 예정인 중국 자동차의 미국 내 수입 제한을 위해 막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며 "현재 BYD, SAIC, Chery 등의 중국 자동차 업체가 멕시코 내 생산 거점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멕시코 현지 공장 진출 목표는 북미 시장 공략"이라며 "미국의 관세 압력으로 중국 업체들의 생산 거점 구축 계획이 취소되면 한국 자동차 업체들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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