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순이자마진을 축소했지만 대출이 불어난 만큼 전체 여신 잔고를 활용해 수조원대 이자이익을 낼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연구원은 12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국내 은행의 순이익을 22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23조5000억원보다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올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본 것이다.
연구원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축소 효과를 완만한 대출 증가세가 상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실물경제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면서 은행 대손 비용은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봤다. 자산건전성을 위한 준비 자금이 늘어난 만큼 순이익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구원 관계자는 "내년 국내은행은 금리하락 기조와 경쟁 환경 심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비우호적일 것"이라면서 "자본규제가 강화되고,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한 관리 부담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은행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도 점차 약화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우호적 환경 극복을 위해 리스크 취약부문을 철저히 관리하는 가운데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경영자원의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투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가계대출 안정화를 위한 대출 관행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제언했다. 실수요 및 실질 상환능력 중심의 주택담보대출 관행을 확립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은행의 자율규제 방안으로 전체 구입자금의 조달계획 평가, 실제 상환 가능한 최대 대출한도 기준, 연령대별 대출만기 차등화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밖에도 연구원은 내년에 2금융권의 수익성·건전성 악화를 우려했다. 투자이익 변동성 확대에 취약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단 것이다.
상호금융업권은 내년 높은 대손 비용과 제한적 대출 확대 여력으로 성장성과 수익성 정체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저축은행은 금리 하락 기대에 따른 조달 비용 경감으로 수익성은 회복과 자산 축소 추세가 둔화할 수 있지만, 기업대출 연체율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드 등 여신전문금융업권 역시 악화한 건전성으로 대손 부담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험업은 저출산·고령화, 시장 포화,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손해보험사는 보장성 보험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생보사에 비해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