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민주당이 월급쟁이 문제에 관심을 갖기로 했다"며 불공평한 조세 제도 개선을 위한 '유리지갑 프로젝트'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정부의 세제 정책은 봉급생활자에게 매우 불공평하고 부당한 상황"이라며 "기업들이나 초부자 감세를 많이 했는데 봉급생활자들은 사실상 증세를 당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가 상승하는 데 따라 실질임금이 오르지 않고 명목임금만 올라도 과표가 고정돼 있다 보니 실질적으론 증세를 강제당하는 결과가 됐다"며 "그래서 직장인들을 유리지갑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대표는 이날 미국 대선 이후 상황에 대해 "보호무역 관세로 대표되는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파고에 세계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라며 "금리, 물가, 환율 소위 3고(高) 공포가 덮치고 있다. 정교한 맞춤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동지역 정세 불안, 미국산 에너지 가격 하락 전망 등 다양한 요인 종합적으로 고려한 한미 에너지 협력을 검토해야 한다"며 "팬데믹에 대비한 바이오 협력,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에 고심하는 미국과의 통신 협력, 인공지능 산업 분야에서의 표준화 협력, 전세계 주목받고 있는 K-컬쳐를 중심으로 세계 문화를 선도해온 미국과의 문화협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상 5개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 경제 협력를 강화할 수 있도록 경제안보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어떤 상황이 어려울 때 그 상황 자체도 문제지만 그 상황을 모면하겠다고 또 사고치는 건 정말 해선 안될 일이다"라며 "국민들이 경제가, 민생 현장 살림이 어려워 정말 힘겨운데 '경제가 아주 좋다', '국가 신용등급이 어쩌고' 소리를 하면 정말 힘든데 화나지 않나"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상처에 소금 뿌린다는 말을 우리가 염장지른다고 한다. 이게 딱 염장지르는 것"이라며 "안 그래도 힘든데 자꾸 이런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상황 개선은커녕 점점 악화되는 일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도 여당도 실수할 수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 실수를 인정하고, 성찰하고 사과하면 된다"며 "그런데 그거 모면하겠다고 또 거짓말 하고 국민 속이고 능멸해 문제를 악화시키는 일 그만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드린다"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