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이 대표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 후인 지난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및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3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총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기부행위)로 재판을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이날 김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선고를 앞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정으로 향하는 아내'라는 제목의 글에 "대선 패배 후 보복 수사로 장기간 먼지털기 끝에 아내가 희생제물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년 동안 백 명에 가까운 검사를 투입한 무제한 표적 수사가 계속됐다"며 "동네 건달도 가족은 건들지 않는다는 속설을 믿은 내 상식과 달리 아내와 아이들이 공격 표적에 추가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내는) 세상 사람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회술레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라며 "평생 남의 것, 부당한 것을 노리거나 기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김씨의 혐의에 대해 "남편 업무 지원하는 잘 아는 비서에게 사적으로 음식물 심부름 시킨 게 죄라면 죄겠지만, 미안한 마음에 음식물 값에 더해 조금의 용돈을 줬고 그가 썼다는 법인카드는 구경조차 못 했다"고 주장했다. 또 "아내는 선거 출마는 이혼하고 하라며 죽어라 반대했다"며 "고생해도 내가 하지 니가 하냐는 철없는 생각으로 아내 말을 무시한 채 내 맘대로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공개소환 수사에, 법정에 끌려다니는 장면은 남편 입장에서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렵다"며 "재판받는다며 일찌감치 준비하고 나서는 아내를 볼 때마다 숨이 막힌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글 말미에 김 씨를 향해 "혜경아, 미안하다. 죽고 싶을 만큼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15일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날 이 대표가 올린 페이스북 글에 민주당 친명계 의원들이 '응원'의 댓글을 달았다.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은 "'혜경아'에 눈물 터진다. 힘내시라"고 적었고, 박홍근 의원은 "대표님의 진심과 애틋함이 담긴 글에 먹먹해진다"며 "사모님도, 대표님도 끝내 잘 이겨내실 것이다. 국민의 양식과 역사의 진보를 믿고 부디 기운 내시라"고 썼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뒤 "아픕니다"라고 적었고, 천준호 전략기획위원장은 "울컥하기도 하고 제가 속이야기를 털어놓은 것처럼 마음이 편해진다"는 글을 달았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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