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3년 만에 연내 타결이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노사는 지난 6월 첫 상견례 이후 약 5개월 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며 교섭은 다시 난항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모처럼 돌어온 조선 호황에 미국발 방산 호재와 같은 긍정적 요인을 노사 갈등이라는 악재가 덮어버리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지난 11일부터 실무 및 본교섭을 재개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부결된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2만9000원 인상, 격려금 450만원(상품권 포함) 지급, 명절 귀향비 20만원 인상 등의 내용이 포함됐으나, 조합원 투표에서 59.7%의 반대표를 받았다.
조합원들은 회사의 영업이익이 대폭 상승했음에도 기본급 인상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에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과 성과급 산출 기준 변경, 정년 연장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후 노사는 11일부터 실무 및 본교섭을 재개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측은 "진솔한 자세로 교섭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들 노사는 연말 전에 교섭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시간적 제약과 입장 차이로 인해 연내 타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월에는 노조 대의원 선거와 사측의 인사 이동 등으로 인해 협상이 사실상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협상이 해를 넘길 경우 이는 3년 만에 다시 교섭이 연도별로 이월되는 사례로 남는다.
조선업 호황으로 HD현대중공업은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재정적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노사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내부 불협화음이 지속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원만한 협상 타결로 회사와 직원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