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전직 의원들의 모임인 초일회가 12월 1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접촉한다. 초일회는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사건 선고 전후로 결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로 대권 도전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을 틈 타,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 측은 "12월 1일 초일회 월례모임에서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국제정세 전망'이란 주제로 특강을 한다"며 "특강은 미 대선 얘기로 한정하며 국내 정치 부문은 다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가 밝힌 데로 이 자리에선 트럼프 시대 출범 이후 한미 관계와 국제 정세에 대한 의견을 나눌 가능성이 높다. 앞서 김 전 총리는 최근 미국 대선 현장 등을 직접 둘러보고 스탠포드 대학에서 특강을 한 뒤 지난 15일 귀국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초일회와 김 전 총리의 만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초일회 의원들의 면면 때문이다. 초일회는 박광온·박용진·송갑석·강병원·양기대·윤영찬·김철민·신동근 전 의원 등 15명인데, 주로 4·10 총선 과정에서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으로 낙선한 인물들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한 것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결집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초일회는 올 6월부터 활동해왔으며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인물과 비공식적으로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3총 3김(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김경수·김동연·김두관 전 지사)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들은 지난 3일 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을 초청해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 대표가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등 향후 재판에서도 유죄가 판결될 경우, 입장 발표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상진)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다. 최종심에서 1심 형량이 유지되면 피선거권이 향후 10년간 박탈돼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도 상실한다. 공직선거법 재판의 2·3심은 전심 판결 후 3개월 이내에 마쳐야하기 때문에 내년 중 확정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17일 광주 동구시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지산학 협력을 위한 대학과 지역의 혁신'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김부겸 전 총리 측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