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금감면 연장위해 필수… 일론 머스크도 폐지 찬성
배터리社 2.7조 손실 '위기'… LG엔솔·SK온 영업익 떨어져
ESS 비중 상향·제3국 시장 공략 등 다양성 확보 주력 필수
배터리社 2.7조 손실 '위기'… LG엔솔·SK온 영업익 떨어져
ESS 비중 상향·제3국 시장 공략 등 다양성 확보 주력 필수
이는 비단 배터리 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주요 국내 기업들은 미국 정부 새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현지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가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IRA 내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보조금으로 받은 금액은 총 2조6725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배터리기업들은 AMPC 보조금을 영업이익에 포함하고 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768억원과 올해 1조1027억원으로 총 1조7795억원을 받았다. 북미 현지에 2개 단독공장과 6개 합작공장을 가동 (예정) 중인 만큼 국내 3사 중 가장 규모가 많았다.
SK온은 조지아 1·2 단독공장의 가동으로 지난해 6170억원과 올해 2111억원을 AMPC로 받는 등 2년 동안 총 8281억원을 영업이익에 포함시켰다. 북미 현지에 가동 중인 공장이 없는 삼성SDI는 세액공제 예상금액을 일부만 손익에 포함하면서 총 예상금액이 649억원에 그쳤다.
이들 배터리 3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IRA의 친환경 보조금을 전면적으로 폐기할 경우 수익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IRA를 비판했으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를 끝내겠다고 거듭 공약했다. 이는 자국민들의 세금으로 지원하는 보조금을 해외 기업들에게 영원히 줄 수 없다는 이유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임기 초반에 종료될 예정인 각종 세금 감면을 연장하기 위해선 수 조달러를 확보해야 하는데 AMPC를 폐지해 비용을 절약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핵심으로 부상한 테슬라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도 장기적으로는 경쟁사에 더 치명적일 것이라며 보조금 폐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테슬라는 규모의 경제에 기가팩토리까지 더해 경쟁업체보다 원가에서 우위를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AMPC 폐지 여부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수익성과 직결돼 있다. 예를 들어 전기차 캐즘이 지속되고 있는 올해 3분기만 해도 AMPC 보조금이 없으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IRA가 영업이익 보존에 독톡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4분기 역시 수요 둔화에 실적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 평균 공장 가동률은 59.8%로 전년 동기 대비 13.1%포인트(p) 감소했다. 삼성SDI(소형전지)와 SK온의 가동률은 각각 13.1p%, 48.7p% 감소한 68%와 46.2%를 기록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미국의 현재 IRA 생산보조금은 바이든 대통령 이전에는 전례가 없었다"며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는 높은 관세와 같은 보호무역 정책만으로도 충분히 한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인 만큼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막대한 보조금이나 경제적 인센티브 없어도 높은 수준의 보호무역 장벽을 설치하면 외국 기업들이 미국의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내에서 투자하고 생산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란 생각"이라며 "1980년대 미국은 외국 기업들에게 생산보조금을 직접 제공하기 보다는 땅을 거의 무상으로 대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투자를 촉진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는 지난 14일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과 최대 8GWh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삼성SDI 역시 미국 3대 메이저 전력회사들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내년 공급 물량까지 안정적으로 수주를 확보한 상황이다.
이를 계기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비중을 늘리거나 제3국 시장을 공략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북미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ESS 사업 수요를 잡거나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으로 전기차 외 사업으로 다양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일단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확실한 것은 AMPC 폐지되더라도 미국시장은 여전히 전동화가 시작되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에 투자의 속도조절만 있을 뿐이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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