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비대면 대출 창구 닫아
지방은행·2금융권 '풍선 효과'
상호금융권도 대출옥죄기 동참
지방은행·2금융권 '풍선 효과'
상호금융권도 대출옥죄기 동참
연내 대출금리 인하를 체감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대출금리가 줄것이라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금융권의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37%로 직전인 9월(3.40%)보다 0.03%포인트(p) 내렸다. 올해 6월부터 석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이던 금리가 9월 반등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9월 3.63%에서 10월 3.58%로 0.05%p 내렸으며 신잔액 기준 코픽스의 경우 같은 기간 0.03%p 낮아진 3.09%로 떨어졌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코픽스가 내린 것은 은행들이 지난달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코픽스가 내렸지만 차주들이 당장 금리 인하를 체감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춤하던 가계대출이 지난달 6조6000억원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이 금융권 전반으로 가계대출 관리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들은 줄줄이 비대면 대출 창구를 닫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5일 오후 6시부터 비대면 전용 주담대·전세자금대출·신용대출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15일부터 비대면 창구를 통한 직장인 신용대출 4종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모바일 앱에서 모든 비대면 대출 상품을 한시적으로 판매하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 5일부터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기업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주담대·전세자금대출·신용대출 등 비대면 대출 상품 3종 판매를 중단했다.
2금융권도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를 2금융권이 견인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7000억원이 늘었다. 지난 2021년 11월(3조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으로 9월에 3000억원이 감소한 것과 180도 바뀐 셈이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대출 수요자들이 대체시장으로 지방은행과 2금융권을 찾으며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광주은행은 올해 신규 주담대 취급을 중단키로 했다. 연초 설정했던 대출한도가 목표치에 다다르자 기존에 상담받았던 수요자의 주담대 실행을 제외하고 더이상 신규 취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 BNK경남은행도 대출 수요가 급증하자 지난 9월 30일부터 수도권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다.
상호금융권에서도 대출 조이기에 동참했다. 지난달 가계대출이 1조원 가량 급격히 늘어난 새마을금고는 14일부터 분양주택 입주잔금대출의 최장 만기를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했다. 집단대출 대환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주담대 거치기간도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신협중앙회도 14일부터 수도권 다주택자의 수도권 주택 구입자금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5개월 연속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수협중앙회도 15일부터 다주택자의 수도권 신규 주담대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거치기간도 폐지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 역시 다주택자에 대한 거치기간을 폐지하는 등 가계대출 조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뿐만 아니라 2금융권에서도 대출 조이기 강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잔금대출 등 실수요자 부담이 최소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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