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처방 항생제 30%는 `부적절`…국민 70% 의미·용도 잘 몰라

입력: 2024-11-18 16:04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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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 …WHO 선정 '10대 공중보건 위협'
UN 총회서도 "일반인 인식 제고 교육 지속 필요해"
질병청 '세계항생제내성 인식주간' 맞아 캠페인 운영
항·필·제·사 표어 선정…인식 제고 콘텐츠 개발·배포

의료기관 처방 항생제 30%는 `부적절`…국민 70% 의미·용도 잘 몰라

<아이클릭아트>

항생제 처방을 받는 국민 10명 중 7명은 항생제의 의미·용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의료기관이 처방하는 항생제 중 30% 정도가 부적절 처방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질병관리청의 '2023년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를 보면, 일반인 응답자의 절반(47.1%)이 국내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항생제 내성이 심각하냐는 질문에 일반 국민 10.4%는 '그렇지 않다', 1.1%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의사조차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의사 약 10명 중 7명(69.6%)만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평소 항생제 처방 수준에 대한 설문에 '지침에 따라 충실히 처방한다'고 답한 의사는 절반(53.6%) 수준에 그쳤다. 항생제가 불필요한 상황에서 얼마나 처방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59.1%가 '처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40% 이상 의사가 불필요한 상황에도 항생제를 처방한다는 의미다.

의사 1100명을 대상으로 질병관리청이 2023년 수행한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 결과. <질병청 제공>

항생제 내성이란 세균들이 항생제의 영향을 받지 않고 생존·증식해 치료가 어려운 현상을 의미한다. 면역 저하자나 중증 감염 환자의 치료 경과에 심각한 위협이 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2019년 항생제 내성을 인류가 당면한 '10대 공중보건 위협'으로 선정한 바 있다. 올해 9월 유엔(UN) 총회에서도 항생제 내성에 관한 정치 선언문 채택을 통해 일반인의 인식 제고 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미래 세대의 핵심인 청소년 대상 항생제 내성 학교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항생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최근 국제사회에서도 각국의 항생제 내성 예방관리를 강화하는 추세다. 2020년 15.6 DID(인구 1000명당 1일 항생제 사용량 단위)였던 전 세계 항생제 사용량은 2022년 18.9 DID까지 늘었다.

항생제 내성은 주로 오남용으로 발생한다.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1.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에 질병청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세계항생제내성 인식주간(18~24일)을 맞아 항생제 내성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을 운영한다. '항·필·제·사(항생제는 필요할 때만 제대로 사용해요)'를 표어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국민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항생제 내성 콘텐츠를 개발·배포한다.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도 '2024년 원헬스 항생제 내성균 심포지엄'을 열고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2차 국가항생제내성관리대책의 정책 성과와 연구분야 성과를 공유한다. 각 분야별 협력방안도 모색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지난 1일부터 의료기관의 항생제 적정 사용관리를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뿐 아니라, 모두의 노력이 중요하다.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