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의 이슈잇슈] "임산부인게 죄?…배려석, 왜 눈치 봐야 하나요"](http://contents.dt.co.kr/images/202411/2024111802109919036001[1].jpg "[박상길의 이슈잇슈] \"임산부인게 죄?…배려석, 왜 눈치 봐야 하나요\"")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임산부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따갑고 불편하다. 지하철을 타다 보면 "배가 부르지 않은 초기 임산부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석을 비워달라.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라는 안내 방송이 수시로 나오지만 여전히 이를 무시하고 지하철 배려석을 차지하는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 때문이다.
지난 14일 오후 출퇴근 지하철에서도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배려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 50대 이상의 여성들은 주변을 의식하며 "임산부가 오면 바로 비켜주겠다"라며 좌석에 앉았으며, 간혹 50대 이상의 남성들도 노약자석을 두고 떡하니 가까운 임산부석에 앉아 눈 딱 감고 모른척했다. 이 중년 남성은 이내 주변의 시선이 따가웠는지 곧 내리는 것처럼 일어나 다음칸으로 이동해버렸다.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좀처럼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자 온라인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맘카페에서는 "임산부를 배려하라고 배지까지 달아줬는데 강제로 자리를 비켜달라는 것처럼 보여 눈치 보인다",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서 목적지 문이 열릴 때까지 눈 감고 있는 사람도 있다"라는 글들이 올라온다.
시민제안 플랫폼인 '상상대로 서울'에서는 지자체가 나서서 임산부 배려석 운영 방식을 '인증 기반'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임산부가 임산부임을 인증할 수 있는 수단(임산부 배지나 휴대폰 앱 등)을 활용해 인증시스템에 태크를 완료하면 임산부 배려석이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방식으로 임산부가 하차하면 좌석이 자동으로 비활성화되는 방식이다. 제안자는 "평소 비활성화 상태일때는 일반 승객들이 해당 자리에 서 있을 수 있으며 임산부들이 배려석에 대해 다른 승객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어 배려석 취지에 맞는다"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시민은 현재 부산시에서 적용중인 임산부 배려석 알림 '핑크라이트'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형식적인 임산부 배려석이 아닌 실질적인 '배려'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박상길의 이슈잇슈] "임산부인게 죄?…배려석, 왜 눈치 봐야 하나요"](http://contents.dt.co.kr/images/202411/2024111802109919036001[2].jpg "[박상길의 이슈잇슈] \"임산부인게 죄?…배려석, 왜 눈치 봐야 하나요\"")
공사 측에 따르면 2024년 조사 결과 임산부 배려석 관련 이용 시민의 비워두기 선호도(84%)에 따라 공사는 '임산부 배려석 비워두기'를 홍보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가장 요청이 많은 사항인 '임산부 배려 문화 홍보 강화(캠페인 등)'를 반영해 2024년 다양한 신규 홍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사 측은 부산지하철에 도입된 핑크라이트 등에 대해서도 검토한 바 있으나 비용 대비 운영 효과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며, 교통약자 배려석의 형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강제성 의미로 비춰질 수 있어 도입(성별, 세대별 갈등 유발 우려)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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