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이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클라우드 전환과 인공지능(AI) 열풍이 이어지면서 이들의 한 해 농사도 대체로 풍작을 기대할만한 흐름이다.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동력 마련을 위한 고삐를 늦출 수 없다.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2024년 3분기 실적에서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상승 폭이 눈에 띈다. 3분기 누계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17~18% 수준을 더 올리면서 매출보다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로써 IT서비스업계의 해묵은 과제인 영업이익률 개선 또한 점차 시동이 걸리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클라우드 분야 사업 확장이 디지털전환(DX) 흐름을 타고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고, 이들 대부분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열 올리고 있는 AI 플랫폼·솔루션 사업 역시 앞으로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주요 IT서비스 기업 3분기 실적. 전자공시 등 취합
◇IT서비스업계에 부는 클라우드·AI 순풍= 맏형인 삼성SDS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5697억원, 영업이익 25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3%, 31.0% 상승한 수치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5.3% 증가했다. 3분기 누계 기준으로 이미 매출 10조원을 돌파,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8% 늘어났다.
LG CNS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4384억원, 영업이익 142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6%, 60.1% 증가한 수치다. 클라우드, 스마트물류, 차세대 전사자원관리(ERP) 구축 등 DX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3분기 누계 기준으로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7.0%, 17.5% 성장하면서 상장을 향한 탄탄대로에 있다.
SK주식회사의 사업부문인 SK C&C의 별도기준 3분기 실적은 매출 5835억원, 영업이익 3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1%, 71.1% 확대된 수치다. 금융·제조산업 대상 클라우드 사업이 성장세고, 글로벌 디지털팩토리 사업이 환율상승 덕도 봤다. 상승폭이 큰 배경에는 지난해에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기저효과도 있다. 회복세에 접어들며 3분기 누계 기준으로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3%, 56.5% 올랐다.
현대오토에버는 3분기 연결기준 9046억원의 매출, 52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3%, 16.0%가 늘었다. 3분기 누계 기준으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7.9%, 영업이익은 18.1% 증가했다. 클라우드·ERP 등을 포함한 시스템통합(SI) 사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6% 성장했고, 회사가 집중하는 차량 소프트웨어(SW) 매출도 25.6% 상승했다.
포스코DX의 경우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186억원, 영업이익 2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보다 10.1%, 18.3% 감소한 수치다. 3분기 누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6%, 11.0% 줄었다. 다만 작년 한 해 동안 영업이익이 71% 늘어나는 등 급성장을 거뒀으므로 기저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3분기 기준 8.3%, 3분기 누계로도 7.7%로 여전히 업계 상위권이다.
이밖에 대표적인 중견 IT서비스 그룹인 아이티센의 성장세도 괄목할만하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849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 152.1% 증가를 이뤘다. 수익성 위주 사업 재편에 따른 IT사업부문 실적 개선과 국제 금 시세·거래 증가 영향으로 금 관련 매출 상승이 주효했다. 3분기 누계로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81%, 영업이익은 509% 뛰었다.
◇지속가능한 성장 위한 승부수 필요= 이 가운데 최근 IT서비스업계에서는 내부거래 비중이 또다시 지적되는 분위기다. 대외사업 확대는 수익성 개선과 함께 업계의 해묵은 과제이기도 하다. 캡티브(내부) 수요에 따라 IT서비스기업 실적이 울고 웃는 것은 여전하다. 이들 대부분 그룹 전산실에서 출발했고 SI사업으로 성장했으므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게 그리 이상한 건 아니다. 대내 매출로 실제 이익과 테스트베드 사례를 얻고서 대외 매출로 몸집을 키우는 게 일반적인 접근이다.
때문에 내부거래 비중이 업계에서 비교적 낮은 LG CNS가 60% 정도고 현대오토에버·포스코DX 등은 90%에 육박한다. 삼성SDS의 클라우드 사업 중 관리형서비스제공사(MSP)와 서비스형SW(SaaS) 사업 또한 내부 수요가 아직 80%를 차지한다. 이들보다 영업이익률이 확연히 낮은 아이티센의 경우 대내 매출을 올릴 곳이 딱히 없을뿐더러, 주요 매출원 중 하나인 공공IT서비스사업도 낮은 수익성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므로 개선이 시급한 입장이다.
최근 기록 중인 성장세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선 IT서비스기업들도 고민이 많아 보인다. 클라우드·AI가 대세라도 내부 수요 위주 성장은 이내 자연스레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또, 과거와 달리 이런 디지털 신기술을 비롯한 IT역량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시대라 그룹 내 대표 IT계열사로서 비중과 역할도 확대되는 추세다. 우물 안 개구리로 남아있다가는 다양한 곳에서 기술 역량과 노하우를 쌓아 업그레이드된 경쟁자들에 그룹사 전반이 뒤처질 수도 있다.
결국 클라우드·AI 전환 흐름은 IT서비스기업들에게 기회이자 위기이기도 한 셈이다. 이에 삼성SDS, LG CNS, SK C&C 등 빅3는 일찍이 클라우드 전환 사업과 스마트팩토리 사업 및 생성형AI 플랫폼 사업 등에 뛰어들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포스코DX도 산업용AI·로봇 기술역량을 기반으로 인텔리전트팩토리 등 대외사업 확대를 목표로 삼았고, 그간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현대오토에버 또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등을 앞세워 대외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시장조사업체 날리지리서치그룹(KRG)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업용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은 전년대비 2.7%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클라우드 수요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고 AI 투자도 대부분 시범사업(파일럿)에 머무는 등 경기불황이 신기술 투자 발목을 잡았다. 내년에도 불투명한 시장 여건이지만 올해보다 3.3% 성장한 41조204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체력을 키운 IT서비스기업들이 승부에 나서는 시점도 이제부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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