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표는 17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수사는 법무부의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2022년 4월 민주당은 검찰 수사 기능을 대부분 박탈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정권 교체 직전에 야반도주하듯이 밀어붙였고 저는 당시 법무부 장관 지명자로서 강력히 반대 의사를 밝혔다"며 "민주당이 그때 한 검수완박대로라면 검찰이 위증교사 수사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위증죄, 무고죄로 검찰 수사를 못하게 했기에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이 영원히 묻힐 수도 있었던 것"이라며 "그렇지만 법무부가 2022년 9월 검수원복 시행령을 만들어 위증교사 사건도 검찰이 수사할 수 있게 됐고 오는 25일 선고될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도 바로 그 때문에 수사가 가능했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지난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이후 연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해 입장을 내고 있다. 이날까지 올린 관련 글만 8건에 달한다. 이날 오후에는 "지난 15일 흔한 선거법위반 재판에서 통상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고 25일 역시 흔한 위증교사 재판에서 통상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민주당의 이 대표 재판 담당 판사 겁박에 강력히 대응하고 당대표로서 끝까지 앞장서 막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 이외에 추경호 원내대표,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홍준표 대구시장, 김기현·주진우 의원 등도 이번 판결에 '사필귀정'이라는 취지의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여론전에 맞서 단일대오를 유지하며 보수층을 포함해 중도층까지 끌어안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20% 안팎으로 떨어진 데다 정부 출범 후 당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당정·계파 갈등을 봉합하고 표심을 모을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셈이다. 오는 25일 예정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 집중하는 배경도 이 대표 일극체제에 더 깊은 균열을 내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에 반발하며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날 이 대표의 1심 선고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세 번째 장외집회를 개최했다. 당 차원의 입장은 아니지만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개별 자격으로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과 함께 국회의원연대를 출범하고 윤 대통령 탄핵 분위기를 띄우고 나섰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법정구속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다. 박상수 대변인은 이날 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 대표의 장관 시절 검수원복 시행령으로 많은 범죄의 범인이 밝혀지고 수많은 피해자들이 억울함을 해소하고 있다"며 "25일 판결에서 이 대표의 유죄 가능성이 최대로 올라갔고 추가적인 체포동의안 없이도 법정구속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민생 행보로 차별화도 꾀한다. 한 대표는 18일 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에 참석해 기업격차, 노동격차, 민생회복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1일에는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충북도당 당원교육에서 당내 결속력을 다진다. 한 대표는 "반사이익에 기대거나 오버하지 않고 민심에 맞게 변화와 쇄신하고 민생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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