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렬 10기 교육생 인터뷰
"동료평가로 협업하며 학습"
"동료평가로 협업하며 학습"
![[테크&포커스] 모르는 과제 머리 맞대고 해결… "42서울의 꽃은 동료학습"](http://contents.dt.co.kr/images/202411/2024111902101131092001[1].jpg "[테크&포커스] 모르는 과제 머리 맞대고 해결… \"42서울의 꽃은 동료학습\"")
"42서울에선 강사가 교육생을 가르쳐주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교육생끼리 토론하고 소통하며 동료학습을 통해 실력을 기릅니다. 같은 교육생들끼리 서로를 가르치고 협업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거죠. 특히 실패를 통해 배우는 과정을 중요시하는데, 실패를 반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은 매우 큽니다."
15일 서울 개포동 이노베이션아카데미에서 만난 김승렬 42서울 10기 교육생은 이같이 말했다.
이노베이션아카데미는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19년 정부가 설립한 혁신 교육기관이다. 이노베이션아카데미의 대표 사업 중 하나인 42서울은 프랑스 에꼴42의 교육 철학에 기반을 둔다. 가장 큰 특징은 학비와 교사, 교재가 없는 3무(無) 교육이다. 학생의 배경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코딩 공부 기회를 준다. 에꼴42의 교육철학을 따르면서도, 한국의 특성에 맞는 교육 방식도 도입했다. 한국형 AI·SW 고급 인재양성 교육플랫폼인 '코디세이'를 개발해 대학, 지역기관 등에서 시험 운영하고 있다.
동료 간 협업에 바탕을 둔 학습 시스템은 다른 부트캠프와 차별화된다. 김 교육생은 "다른 부트캠프는 최신 기술을 익히는 데 집중하지만, 42서울은 SW 개발의 근본 원리와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더 중점을 둔다"며 "이 점이 현업에서 더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교육생들은 동료평가를 통해 학습하며 실력을 키운다. 대부분의 과제는 동료들과 협업해야만 풀 수 있도록 구성됐다. 김 교육생은 "이런 방식이다 보니 SW 기술뿐 아니라 협업과 문제해결 능력도 키울 수 있다"면서 "동료들과 서로의 코드를 보며 문제해결 과정을 공유할 수 있어 학습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54개 에꼴42 캠퍼스와 협력해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국제적인 협업 경험도 쌓을 수 있다. 김 교육생은 "파리 본교나 독일 캠퍼스를 방문해 현지 학생들과 협업할 기회가 있었는데,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진 이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의 장점은 해외 취업 가능성도 열어준다는 점이다. 실제로 많은 졸업생들이 글로벌 취업에 성공했다. 김 교육생은 "해외 캠퍼스와 교류하며 더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실제로 공통과정(42서울의 기초교육 과정)을 통과한 후 심화학습의 일환인 트랜스퍼 프로그램을 통해 파리, 도쿄 등 해외 캠퍼스로 일종의 전학을 할 수 있다. 해외 캠퍼스를 지원하는 기업에서 인턴십 기회를 얻고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교육생들은 예비과정인 '라 피신'을 통과해야 한다. 프랑스어로 수영장을 의미하는 라 피신은 학생들을 수영장에 던져 헤엄쳐 나오라는 의미다. 키보드와 마우스만 사용할 수 있는 성인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이 시험은 한달간의 서바이벌 테스트로 구성돼 있다.
김 교육생은 "라 피신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하는 과정"이라며 "과제를 어떻게 제출하는지도 안 알려준다. 먼저 알게 된 사람이 옆 사람에게 알려주고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잘하는 동료에게 찾아가서 물어보면서 배운다.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를 받고 성장하려면 동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동료가 없으면 애초에 운영이 안 되다 보니 새로운 기수가 들어와야 평가도 활발해지고 기존 교육생들도 복습하며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 신입 기수 선발이 중단돼 교육 과정의 핵심인 동료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교육생은 "레벨이 올라간 교육생들이 과정을 끝낸 후 나가는데, 새로운 기수가 들어오지 않으면 학습에 애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교육공간에 나와 활동하는 인원이 지난해 11월 기준 800명에서 이달 30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김 교육생은 "평가가 활발하지 않으면 과제 진행이 더 어려워진다"며 "교육생들은 월 160시간의 클러스터 출입 시간을 채워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 학습 동기 유지와 평가 기회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입소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아래 기수가 없다 보니 레벨이 높은 이들만 남아 있다. 그렇다 보니 잘 모르는 과제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는 김 교육생은 "새로운 기수가 들어오면 이미 한 과제를 다시 평가하면서 복습할 기회도 생기는데 그런 측면이 없어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김 교육생은 "AI 시대에는 단기 취업용 부트캠프보다는 컴퓨터의 기본기를 탄탄히 다진 실력 있는 고급 개발자가 더욱 중요하다. 42서울은 협업 능력과 글로벌 역량까지 배울 수 있어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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