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부채 관리가 최우선
총량 초과시 내년 '패널티' 우려
대출문 걸어잠그자 서민들만 피해
총량 초과시 내년 '패널티' 우려
대출문 걸어잠그자 서민들만 피해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축소를 위해 비대면 대환대출 창구마저 닫고 있다.
정부는 불과 8일전 비대면 대출을 오피스텔, 다세대 주택 등 비(非)아파트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출시에 앞서 대대적인 홍보전도 벌였다. 그러나 가계부채 관리가 은행들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며 시중은행들이 이들 주택에 대한 대출문을 다시 걸어 잠그고 있다. 당국의 발표에 기대감을 키운 실수요 서민들만 피해를 보는 형국이다.
우리은행은 18일 '우리원(WON)주택대출' 갈아타기 상품 중 오피스텔과 연립·다세대의 비대면 담보 대출 판매를 별도 통지 때까지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우리WON주택대출 갈아타기 상품 중 아파트 담보대출의 경우 새로 출시되는 '뉴WON뱅킹'을 통해 정상 판매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우리은행이 오는 28일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슈퍼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부터 대환대출 전용상품인 '우리 WON갈아타기 직장인대출'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앞서 지난 10일 금융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금융 분야 최대 성과로 '원스톱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도입'을 꼽았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오히려 갈아타기 플랫폼이 출시 1년 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대환대출 서비스로 인해 가계대출이 더 증가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은행들은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 관리 체제에 돌입, 대출 문턱을 높이는데 매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들은 모두 비대면 대출 창구를 닫는 추세다. 지난 15일 하나은행은 비대면 전용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부터 NH농협은행도 올원직장인대출 등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 4종의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수신담보대출과 상생대환대출을 제외한 모든 비대면 대출 상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기업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신용대출, 주담대, 전세자금대출 등 비대면 대출 상품 3종의 판매를 중단했다.
은행권의 대출제한 확대는 최소 연말까지 불가피한 상황이다.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경우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대출총량을 지난 8월에 이미 모두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연간 대출총량을 과도하게 초과할 경우 내년 총량 설정 시 패널티를 주겠다며 은행들의 대출관리를 압박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국 지침에 따라 고강도 대출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수요자에 최대한 피해가 없도록 노력 중"이라며 "일부 대출제한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등 향후 추가적인 변동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출금리를 인하하라고 연일 압박하고 있다. 김병칠 금융감독원 부원장(은행 담당)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장 간담회를 열고 은행장들에게 "예대금리차를 점검해달라"고 요청하곤 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