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경찰청 공조 수사 강화
진료 둔갑 요양·한방병원 적발
실손보험금 누수에 인상 불가피
진료 둔갑 요양·한방병원 적발
실손보험금 누수에 인상 불가피
정부가 최근 고령화로 관심 높아지는 요양병원과 과잉진료의 주범으로 꼽히는 한방병원 등에서 피부미용 시술로 둔갑한 진료행위가 성행하자, 경찰청 등과 공조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선량한 다수 국민의 보험료(건강보험료 포함) 인상을 초래하는 '조직형 보험사기'를 뿌리 뽑기위한 것이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경찰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조직형 보험사기 척결을 위한 공동 조사 및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를 대표적인 민생침해 금융범죄 중 하나로 지목하며, 조직적이고 교묘해지는 보험사기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에서도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을 꾸려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고도화해 사기에 대응하고 있다"며 "매년 1조원대의 보험사기 적발액을 줄이면서, 선량한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경찰청, 건보공단 등과 적극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감원은 '보험사기 신고센터'에 입수된 제보 기반의 기획조사로 경찰청 등과 사기범들을 잡고 있다. 대부분 병원 상담실장이나 의료진 등이 주도하며 브로커를 통해 환자를 섭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보험사기를 전문으로 하는 한방병원이나 방송에 자주 노출된 의사들이 전면에 등장하며 사기를 저지른 경우도 있었다.
최근 숙박형 요양병원이 늘어나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한 환자도 특별한 치료 없이 장기가 입원시키며, 피부미용 시술을 받게 해 통증치료 등으로 허위 진료기록을 발급해주는 사기도 있었다. 남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병원 의사, 상담실장 등 5명과 환자(136명)가 지난 2021년 5월부터 이 같은 허위 진료기록으로 실손보험금 6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적발해 수사 중이다. 조사 과정에서 병원이 요양급여(진료비 중 건보공단부담금) 12억원을 편취한 혐의도 발견하기도 했다. 입원비와 식사비 등 급여 항목(공단부담금 12억원)에 대해 건보공단에 직접 청구해 부정 수급하는 수법으로 공·민영 보험금을 부정으로 타내고자 했던 것이다.
금감원은 또 서울경찰청 등과 공조해 MZ조폭과 보험설계사가 연루되거나, 진료비 쪼개기 수법을 활용한 사기도 적발했다. 부산경찰청과는 조직형 보험사기를 전문으로 한 한방병원도 적발했다. 의료진의 권유에 현혹된 가짜환자 100여명을 앞세워 공진단이나 피부미용 시술을 받았음에도, 허위로 발급된 도수치료 영수증 등을 보험회사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실손보험금 10억원을 편취한 건이었다.
보험업계에서는 올해도 비급여 진료 항목 급증세 속 실손보험금 누수가 심각하다며 보험료 인상 움직임 수순일 것으로 예상한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정형외과와 가정의학과의 실손보험금 70% 이상이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급여 진료에 지급됐다. 5개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기준으로 올 상반기 실손보험금 지급은 4조94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늘어난 수준으로, 이 중 급여 지급금액은 2조875억원, 비급여 지급금은 2조8564억원에 육박했다. 비급여 지급보험금 비율은 지난해 57.6%에서 올해 상반기 57.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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