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는 구글의 온라인 검색시장 독점을 해소하고자 웹브라우저 크롬을 강제 매각할 것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이 크롬을 매각할 경우 검색 서비스 광고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시장 지배력도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법무부 반독점 담당 고위 관계자들이 미 워싱턴DC 연방법원 재판부에 반독점 조치로 구글의 크롬 매각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워싱턴DC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지난 8월 "구글은 독점 기업"이라며 "시장 지배력을 불법적으로 남용하고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결한 바 있다. 메흐타 판사는 내년 8월까지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독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구글의 웹브라우저인 크롬은 미국 시장 61%를 점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터넷 검색도 구글의 크롬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미 당국은 구글 검색 엔진의 핵심 사용경로인 크롬을 매각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크롬을 매각해야 다른 포털 기업들이 검색 시장에 진입할 수 있고,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매각하도록 한다는 원래 입장에서는 한 발 물러선 셈이다. 소식통은 또 경쟁 체제를 갖춘 검색 시장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온다면 법무부가 크롬 매각 요구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법무부는 법원에 크롬 매각 외 구글의 인공지능(AI) 기술 및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관련된 조치도 명령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구글이 AI를 이용해 검색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차단하고, 현재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는 검색 및 구글 플레이 모바일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분리해 판매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이와 함께 구글이 보유한 검색 데이터를 경쟁사나 다른 기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 권한을 부여하고, 광고주와도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해 더 많은 광고표시 통제권을 부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할 계획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법무부의 조치가 온라인 검색 시장과 급성장하는 AI 산업을 재편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로이터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행정부 출범이 가장 큰 변수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2개월 전 자신에 편향적이라는 이유로 구글을 기소하겠다고 했다가 한 달 후에는 구글 해체가 좋은 생각인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구글은 내년 8월 메흐타 판사가 최종 판결을 하면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구글은 지난 3분기 전체 매출 882억7000만달러 중 광고매출이 658억5000만달러로 70%를 차지했다. 4분기 예상치를 합치면 올해 광고 매출은 최소 2500억달러(한화 348조원 상당)에 달한다. 크롬을 매각할 경우 키워드 검색시장뿐 아니라 AI 검색 경쟁 촉진 등으로 구글의 시장점유율이 약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