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며 국내 항공업계가 올 4분기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항공사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연말 성수기를 앞둔 항공업계가 기대치를 낮춰야 할 상황에 놓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반영하며 환율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은 강달러 현상을 미국의 고금리 유지와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맞물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기준 강달러 압력이 비교적 누그러지며 1390원대 중심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트럼프 당선 효과로 한동안 강달러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내년 상반기까지 강달러 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가운데 환율 변동에 민감한 항공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 2분기 유류비·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 증가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3분기에는 화물 효과와 성수기 특수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견조한 여객 수요와 화물 효과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 각각 6186억원, 12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 9.0%씩 증가한 수치다. 또 제주항공은 영업이익 395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했으며 진에어는 같은 기간 23.1% 증가한 4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에는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는 원·달러 환율에 따른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항공업계는 환율·유가에 가장 민감한 산업군 중 하나로 꼽힌다. 항공유 결제가 달러로 이뤄지는 만큼 환율 상승 시 원화 지출이 증가해 유류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항공기 구매나 리스와 같은 외화 대출 상환 비용이 급증하며 해외노선 매출 환전 손실과 티켓 가격 경쟁력 약화까지 더해져 항공사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환율 변동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용 관리와 가격 책정 전략, 환위험 헤지, 운영 효율화, 수익원 다변화 등 다양한 전략을 병행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다가오는 겨울철 연말 특수 기간 국제선 항공편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겨울철 동남아 휴양지로 인기가 많은 베트남 나트랑과 푸꾸옥, 인도네시아 발리 노선 운항 횟수를 늘리고 있다. 인천~나트랑 노선, 인천~발리 노선은 매일 1회에서 2회로 증편됐다. 인천~푸꾸옥 노선은 12월 15일부터 매일 2회 운항으로 증편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오사카 노선을 기존 21회에서 28회로, 인천-미야자키 노선은 주 3회에서 5회로 늘린다. 이달 7일부터는 인천-구마모토 노선 운항을 8년 7개월 만에 재개한다. 다음 달에는 인천-아사히카와 노선을 신규 취항할 방침이다.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