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소비패턴 바뀌어 매출 ↓
특허수수료 50% 감경기간 종료
희망퇴직·명품 할인 등 몸부림
특허수수료 50% 감경기간 종료
희망퇴직·명품 할인 등 몸부림
'혹한기'를 걷고있는 면세업계가 연말 수요 끌어모으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업황 악화 속 적자에 빠져 희망퇴직 칼바람을 맞은 업계 빅3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19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19년 2000만명을 넘겼던 국내 면세점 이용 외국인수는 지난해 3분의 1도 안 되는 602만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442만여명이다. 또 면세점 객단가는 2021년 266만4000원에서 올 상반기 53만5000원으로 줄었다.
이로 인한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국내 면세점 업계는 역대급 위기에 처했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엔데믹에 방한 외국인수는 증가했지만, 단체여행으로 들어와 면세점에서 쇼핑하기 보다 개별적으로 들어와 올리브영, 편의점 등에서 소비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면서 "면세점 쇼핑을 하더라도 중저가 위주로 구매하고 있어 객단가가 뚝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보따리상들이 화장품을 대량으로 사 가던 게 매출에 크게 기여했는데 이젠 보따리상들도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면세점 업계는 '단체'에서 '개별' 중심으로 여행 트렌드가 바뀌고, 중국 보따리상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특허수수료 50% 감경 적용 기간까지 끝나가며 위기에 내몰린 상태다.
이에 희망퇴직으로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적자 탈피를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올해 3분기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롯데면세점은 지난 8월, 만 43세 이상 중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인 직원 혹은 동일 직급 장기 체류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같은 기간 387억원의 적자를 낸 신라면세점도 지난 8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도 162억원 적자를 봤으며,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에 돌입한 상태다.
이런 와중에 특허수수료 감경 조치도 끝나 비용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면세점들은 1년 치 특허수수료를 다음 해 1분기에 납부해 오고 있는데, 현행 관세법 시행규칙대로라면 면세점 특허 수수료 50% 감경 조치 적용 시한은 2023년 12월 31일까지다. 연장되지 않으면, 올해 매출액에 대한 특허수수료는 감경 없이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들은 면세점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면세점 특허수수료로 내는데, 코로나 이후 50% 감경이 됐었다"면서 "이게 연장이 안 되면 면세점들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면세점들은 조직 슬림화 등 자구 노력과 함께 대규모 명품 할인으로 연말 반전을 노린다. 신세계면세점은 내년 1월까지 내국인 대상 온오프라인 기획전을 열어 연말 선물·파티 수요 흡수에 나선다. 에르노, 멀버리, 스와로브스키, 에스티로더 등 인기 브랜드를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내놓는다.
명동점에서는 '매지컬 룰렛 100% 당첨 이벤트'를 진행해, 기간 내 명동점 100달러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면세포인트, 쇼핑지원금 등을 제공한다. 인천공항점에서는 이달 30일까지 출국 고객 대상 '얼리 출국 이벤트'를 진행해 최대 8만원의 면세포인트와 쇼핑지원금을 제공한다.
이에 앞서 롯데면세점은 2600만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댄스팀 '원밀리언'과 협업해 첫 자체 패션 브랜드 '싱귤러' 팝업을 열었다. 팝업은 오는 24일까지 운영되며, 싱귤러 제품들은 공식 자사몰과 롯데인터넷면세점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도 판매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피부·두피 상담을 해 주는 '겔랑 얼티메이트 부티크'를 글로벌 공항 최초로 열었다. 겔랑 얼티메이드 부티크는 겔랑의 최상위 매장이다. 헤어케어 라인과 하이엔드 향수 컬렉션을 해당 매장을 통해 선보이고, 피부 진단 기기를 활용한 피부·두피 상담 서비스, '나만의 향수' 디자인 등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서울 장충동 서울점에서 내국인 VIP 고객 24명을 대상으로, 스코틀랜드 위스키 브랜드 '글렌모렌지'의 VIP 행사를 열기도 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