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국회의 부작위가 확인된 경우 '국회 추천 없이도'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임명할 수 있게 하는 북한인권법 일부개정안이 국민의힘 의원 전원(全員) 명의로 발의됐다.
1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추경호 원내대표를 대표발의자로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8명 전원이 서명한 북한인권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이날 법안 발의자료를 통해 "북한 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정책을 개발하는 북한인권재단은 2016년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면서 설치 근거가 마련됐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비협조로 8년간 출범하지 못했다"며 이처럼 개정안 발의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추경호(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정책위는 "앞서 국민의힘은 14일 의원총회에서 북한인권문제 시급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본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키로 했으며 같은날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북한인권재단 출범 협조 촉구 서한'을 발송했다"며 "통일부가 2016년부터 국회에 14차례나 재단 이사 추천을 요청했고 국민의힘도 올해까지 5차례 이사 후보를 추천했음에도 야당이 이사 추천을 미루는 방식으로 재단 출범에 불응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지난달 서울고등법원이 국회의장의 '교섭단체의 이사 추천행위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부작위가 위법'이라 판결한 만큼 국민의힘은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국회와 의장의 직무유기와 책임 방기를 제도적으로 개선하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며 "오늘 입법은 8년간 표류하고 있는 북한인권재단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사 추천 과정에 있어 법적 장치를 보완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정책위는 구체적으로 "먼저 국회의 이사 추천 시한을 '추천 요청받은 날로부터 30일 내'로 규정하고, '기간 내 추천하지 않을 시 통일부장관이 30일 이내 이사 추천을 재요청'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럼에도 국회가 추천에 불응하는 경우, '통일부 장관이 직권으로 12인 이내에서 이사를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해 국회 추천이 없어도 재단 출범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의안 제안 이유에서 "올해 10월17일 서울고법 행정3부는 '10월 17일 국회의장이 교섭단체의 이사 추천 행위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가적 책무로서 수행돼야 하는 공공기관인 북한인권재단의 설립 자체를 무산시키는 것과 다름없다'며 '국회가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사를 북한인권재단 이사로 추천하지 않는 부작위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선고했다"고 밝혀뒀다.
이어 "재단 이사의 추천은 국회의 권한이자 의무이며, 이사 추천을 하지 아니하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이며 책임의 방기"라며 "이에 국회 교섭단체 중 일정 기간 안에 재단 이사를 추천하지 아니할 경우, 정부가 직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회가 그 책임을 다하고 북한 인권의 실질적인 증진을 이루기 위해 법률상 규정된 재단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정책위는 "이번 입법을 계기로 북한인권재단이 조속히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길 기대한다"며 "대한민국이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와 증진에 적극 앞장설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련 입법 및 정책 추진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공약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한다면 북한인권법을 무력화시키겠단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야당에 재단 이사 추천 협조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