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9일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 국회 청문회 이틀차에도 박 후보자가 지난 2월 진행한 윤석열 대통령 대담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과방위는 이날 청문회 오전 질의 시작 전부터 해당 대담을 두고 여야 간 의견차를 보였다. 해당 대담은 박 후보자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파우치, 외국 회사 조그마한 백'라고 언급하면서 이미 야당으로부터 의혹을 축소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직면한 바 있다.
박 후보자가 전날 청문회 1일차에서 해당 대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와 관련해 '야당의 비판이 있을 수 있다'라고 질문했다고 말했는데, 대담 방송분에는 그 질문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해당 부분이 편집됐는지 확인해 줄 녹화영상 제출을 요구했으나 박 후보자는 "편집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영상을 제출하지 않았다. 여당 역시 방송 제자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은 질의에서도 해당 신년 대담을 고리로 박 후보자를 비판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가 '김건희 브로드캐스팅', 권력의 애완견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부끄럽지 않나"며 "KBS 노조 구성원들의 95%가 후보자에 대해선 사장으로는 부적합하고 사장으로 낙점받은 이유에 대해선 파우치 대담으로 김 여사에게 꼬리를 쳤기 때문이라고 답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정헌 의원도 "박 후보자는 대담 방송 이후 '파우치박'이라는 유쾌하지 않을 별명을 얻으셨다"며 "파우치라는 걸 통해서 앵커가 김 여사의 뇌물 수수 의혹을 축소하려는 의도를 비판한 것 아니겠나"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저는 수긍하지 않지만 보는 분의 평가는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겠지만 사과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현재 KBS 이사회 의결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진행되는 등의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사장 임명을 보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판결이 나올 때까지 그 효력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을 제기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2인 구조의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이사 7명을 선임하고 그 이사들이 박장범 사장을 선출했다"며 "사법부는 KBS 야권 추천 이사들이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심의하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결론이 나오든 법원이 최종 판결이 나오면 KBS는 대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사법부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박 후보자에 대한 임명은 보류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방통위의 5인 체제를 하루 빨리 복구시켜야 한다며 야당의 협조를 다시 한번 요청했다.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최민희 위원장이 야당 몫의 방통위원으로 추천됐으나 윤 대통령이 임명을 지연하며 결국 사퇴한 것과 관련해 "법제처가 야당 추천 방통위원의 심의를 지연한 건 매우 잘못된 처사"라고 언급하고는 "방통위 5인 체제'를 빨리 복원해야 한다. 국회가 할 일을 해달라는 헌재의 요청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 위원장 역시 "최형두 간사의 말을 믿고 오늘 당 지도부에 방통위원 민주당 몫 추천을 요청하겠다"고 답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박장범 KBS(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